하우스푸어 주택, 7월부터 리츠 매입 시작
2013-04-29 15:41
'희망 임대주택 리츠' 영업인가 신청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사들이는 민·관 합동 리츠가 7월 출범한다.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을 위한 임대주택 리츠가 곧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희망 임대주택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29일 영업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희망 임대주택 리츠는 과도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집을 처분하고 싶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고통을 받고 있는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게 된다.
정부는 '4·1 부동산 대책'을 통해 국토부가 운영하는 국민주택기금과 시중 은행의 자금으로 임대주택 리츠를 설립해 하우스푸어의 집이나 집의 지분 일부를 사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희망 임대주택 리츠는 지난 23일에 설립 등기를 마쳤다. 우리투자증권이 금융주관사로 투자자를 모집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자산관리회사로 투자·운용을 담당할 예정이다.
리츠 규모는 총 1500억원. 국민주택기금과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매입 임대 대상은 전국 1가구 1주택자의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또는 아파트 지분 형태) 500가구다. 역경매 방식, 즉 감정가 대비 주택 소유자의 매각 희망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리츠가 매입해 임대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평가액 대비 매도자의 매각 희망가격 비율이 낮은 순으로 매입하고, 비율이 같을 경우 매각희망가격, 원소유자의 계속 거주 여부 및 주택 노후도 등을 고려해 매입대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는 근저당권 등 주택의 권리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매각대금 중 주택담보대출 전액을 대출기관에 상환하고 차액을 매도자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매각 희망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다중채무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 매각을 신청할 수 있다.
임대기간은 5년이며, 원소유자가 계속 거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 새로운 임차인을 모집한다. 기존 임차인이 있는 경우 리츠가 전세계약을 승계해 기존 임차인을 보호할 예정이다.
또 원소유자에게는 임대기간이라도 주택을 우선적으로 재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5년 후 원소유자가 재매입을 원하지 않을 경우 해당 주택을 일반에 매각한다. 이 때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리츠와 사전에 약정한 금액으로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게 된다.
국토부는 관계기관 의견 조회 등을 거쳐 5월 초에 영업인가 여부를 결정하고 5~6월 주택 매입 공고를 한 뒤 7월 중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주택 매각 희망자는 국토부 또는 LH 홈페이지나 일간 신문을 통해 매입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하우스푸어가 주택을 매각하고 이를 재임대함으로써 원리금 상환부담과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여 소비가 진작되는 효과가 있다"며 "위축된 주택 거래를 촉진하고 금융권의 부실 위험을 완화하는 등 긍정적인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