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우리 생활에서 알고 보면 반가운 화학
2013-04-28 13:19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얼마 전 목이 말라 음료수를 사먹는데 뜻밖의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날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음료수병에 부착된 설명서를 유심히 살펴보던 차였다. 그러다 대뜸 효성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제품은 마시면 얼굴을 V라인으로 만들어 준다는 바로 그 음료수다.
평소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와는 거리가 먼 화학기업을 담당하는 터라 일반 소비자제품에서 담당기업명을 발견하니 반가웠다. 대체 효성이 V라인과 무슨 연관이 있기에. 알고 보니 효성은 이 제품의 페트병을 만든 것이었다. 그렇더라도 페트병 제조업체명을 그처럼 크게 표기한 것은 본 적이 없다. 그 연유는 페트병이 특별하기 때문이었다.
이 페트병은 효성이 무균충전방식으로 음료를 담는 ‘아셉시스’ 병이다. 아셉시스병은 산도가 낮은 차, 곡물음료 등을 단시간 내 고온 살균 후 무균상태로 처리해 안전할 뿐만 아니라 맛과 향도 보존한다고 한다.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그러한 걱정을 덜어주는 ‘착한 제품’인 셈이다. 효성은 이미 이 병을 올해 1월까지 10억본을 팔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5000만 인구가 평균 20병 이상 이 병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화학은 우리와 밀접하지만 평소에는 잘 의식하지 못한다.
사실 우리 생활에서 화학산업이 관여하지 않는 것을 찾기란 힘들다. 집, 옷, 차, 전자제품, 생활도구 모든 곳에 화학이 쓰인다. 그렇기에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요즘 화학산업은 잦은 공장 사고로 이미지가 나빠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화학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굳어져서는 안된다. 무조건적인 화학공장 기피나 화학과 환경오염을 연관 짓는 등의 선입견은 금물이다. 물론, 이미지 회복은 화학산업 스스로 안전문제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확고한 대책 마련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