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주요국들에서 EU 신뢰도 급락
2013-04-25 17:00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 내에서 EU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앞으로 EU가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설문조사 기관인 ‘유로바로미터’가 지난해 말 유럽 6개국(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스페인의 경우 “EU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국민은 2007년 23%에서 지난해 72%로 급등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EU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국가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EU에 대한 불신 비율이 2007년 28%에서 지난해 53%로 올랐다.
독일은 EU 불신 비율이 36%에서 59%로, 프랑스는 41%에서 56%로, 영국은 29%에서 69%로 올랐다.
EU 가입에 적극적이었고 지난 2004년 EU에 가입한 폴란드 역시 EU 신뢰 비율은 68%에서 48%로 하락한 반면 불신 비율은 18%에서 42%로 올랐다.
설문결과를 분석한 유럽 외교·안보분야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이사회는 “상처가 매우 깊다”며 “채무국 또는 채권국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악화됐다”고 우려했다.
가디언은 이날 스페인과 독일, 이탈리아 같이 역사적으로 EU 통합을 지지해 왔던 국가들에서도 EU 신뢰가 아찔할 정도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유럽 지도층의 악몽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부유한 북부에서든 구제금융 바람이 몰아친 남부에서든 EU의 민주적 합법성에 더 큰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