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방미 때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천명"

2013-04-24 19:35

아주경제 주진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다음 달 미국 방문 때 천명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언론사 편집국장 및 보도국장단 오찬간담회에서 "미국과 아시아 여러 국가가 기후변화와 테러방지, 원전 문제 등 비정치적 분야부터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다자간에 더 큰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다음 달 미국 방문 때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도 여기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제안 배경에 대해 "한·중·일·러 등 아시아 역내 국가들 간에 경제적 상호 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정치·안보 면에서는 불신과 갈등이 오히려 증폭되는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구상은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이자 한반도 평화정착 전략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보완하는 새로운 접근으로 마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통행 제한이 장기화하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조속한 해결을 바라지만 과거처럼 무원칙한 퍼주기나 적당한 타협을 통한 해결은 새 정부에선 결코 있을 수 없다"면서 "자칫 잘못된 대처로 더 큰 위기를 초래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문제는 북한이 예측가능한 사회인지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따라 북한과의 대화 창구는 항상 열어놓고 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대북 인도적 지원도 북한 주민을 생각해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극우화 움직임과 관련, 박 대통령은 "한·일 관계는 안보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지만 역사 인식을 다르게 하고 과거 상처를 덧나게 하면 미래지향적으로 가기 힘들 것"이라며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신중한 처신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은 국제사회와 조화롭게 가야 한다"면서 "우경화로 가면 동북아와 아시아 여러 국가들 간 관계가 어려워질 것이고, 일본에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점을 일본 지도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방문할 때 우리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는 등 문화홍보대사 역할도 하려 한다"면서 "조만간 문화융성위원회(가칭)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미 양국이 원자력협정 개정 시한을 2년 연장한 것에 대해서는 "(개정을 위한 협상)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공백상태보다는 연장이 국익에 더욱 도움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끝으로 "장관이나 공무원이 너무 자주 교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무직 등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전문성이나 연속성이 필요한 공무원들은 기계적인 순환 근무보다는 임기를 길게 갖고 가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