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LNG 수입규제로 몸살…‘셰일가스발 통상개화론’

2013-04-23 15:13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가스·발전업계에서 LNG 수입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규제 완화를 원하는 일부 대기업과 이를 반대하는 가스·발전 공기업 간 신경전이 전 정권에 이어 새정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NG 수입규제 강화와 완화 법안이 국회의원들에 의해 각각 발의돼 동시에 입법절차를 밟고 있다. 강화쪽은 LNG 수입자의 비축 의무 등 규제강화 내용이 담겨 있다. 완화쪽은 LNG 수입자가 자가소비용도 외에 해외나 다른 기업에 되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는 각각 일부 민간 기업과 공기업 노조의 입장을 대변한다.

현재 가스공사가 독점적으로 수입하는 LNG시장에서 포스코와 SK E&S, GS칼텍스만이 자가소비용도에 한해 수입을 하고 있다.

다수 도시가스사를 자회사로 둔 SK E&S 등은 LNG 수입을 확대해 연관 신사업을 확대하고자 한다. 포화상태인 도시가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셰일가스발 LNG 부흥기 도래와 함께 아시아가 LNG 수요 중심지로 부각되면서 연관 산업에 대한 기대효과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SK E&S와 GS에너지는 충남 보령에 1조원 규모의 LNG터미널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스코도 올해 총 53만kℓ 규모의 저장설비를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SK E&S와 GS에너지, 포스코에너지 등은 LNG를 원료로 쓰는 발전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LNG발전은 LNG가 청정연료로 알려져 있어 건설에 대한 주민 동의가 쉽고 마진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셰일가스로 LNG 생산량이 늘어나 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이 가능해지면 발전 수익률은 한층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은 저렴한 LNG를 도입해 발전연료로 사용하면 결과적으로 전기요금도 인하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스공사 노조는 LNG를 분산 구매하는 데 따른 구매력 약화와 수급불안, 도시가스 요금인상 등의 폐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 LNG 수입규제 완화는 발전시장 민영화와도 얽혀 있어 발전사 노조도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발전 노조는 민간 발전사가 높은 수익을 거두면서 공기업 한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한전의 적자가 세금으로 메워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중소 규모 도시가스사들 역시 대기업의 시장 점유 확대를 우려해 수입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제조업 등 일반 산업계에서는 산업용 LNG가격 급등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수입규제 완화쪽에 손을 들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OECD 국가의 산업용 LNG 가격은 내려가는데 국내 산업용 LNG가격은 3년새 50% 가까이 급등해 산업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한 미국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커져, LNG다소비업종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가스공사가 독점 중인 LNG 공급선을 다변화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