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국내 대형 조선주가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미 이런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만큼 저점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과 실적개선 시까지 관망하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은 1분기만 최대 50%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감소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45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9683억원 대비 5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중공업 또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한 2682억원에 머물 것으로 점쳐진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영업이익 1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416억원보다 9% 감소할 전망이다.

나머지 조선주도 마찬가지다.

한진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648억원)보다 72% 감소한 183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미포조선도 영업이익 74억원으로 전년 동기(384억원)보다 8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조선주 실적 악화 배경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된 수주 부진을 꼽는다. 위기 여파로 선박금융이 위축된 가운데 세계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선박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9개 조선주 수주량은 2012년 7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수주잔량 역시 작년 말 2800만CGT로 금융위기 이전이 2007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쳤다.

조선주는 올해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영업이익이 1년 만에 최대 3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이 영업이익을 각각 20% 내외 개선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앞으로 수주 실적에 따라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주에 대해 해양 플랜트 건조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의견이 많다"며 "반면 선가 반등이 없는 상황에 올해 수주 목표 달성도 쉽지 않아 본격적인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