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삼성증권 CMA RP 금리 깜짝인하… "업계전반 확산"

2013-04-17 18:10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국내 양대 금융투자회사 KDB대우증권·삼성증권이 종합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전격 인하해 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실적이 증시 침체로 나빠질대로 나빠진 상황이어서 가입자 불만을 감수하더라도 금리 인하가 잇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앞서 15일 CMA RP 기본금리(수익률)를 연 2.70%에서 2.60%로 0.1%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1일에는 KDB대우증권이 CMA 기본수익률을 2.70%에서 2.65%로 0.05%포인트 낮췄다.

CMA RP는 투자자 돈으로 RP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증권사가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적용한 확정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위험까지 짊어진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입출금도 자유롭다.

업계에서 CMA RP 금리 인하가 이뤄진 것은 2012년 10월 이후 반년 만이다. 한국은행이 같은 기간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했기 때문에 CMA RP 금리도 변화가 없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던 작년 7월에는 CMA 금리가 모두 3%대에서 2%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업계 CMA 유치 경쟁이 가장 활발했던 2007년 무렵 5%에 이르는 금리를 줬던 것에 비하면 5년 남짓 만에 반토막이 났다.

증권가는 대형사인 대우증권·삼성증권에서 CMA RP 금리를 낮춘 것을 시작으로 업계 전반적인 인하가 나타날 것으로 점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중금리 인하와 수익률 감소로 CMA RP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며 "경쟁사도 앞으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6개월 연속 2.75%로 동결한 반면 증권사가 CMA RP 금리를 내리는 가장 큰 원인은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적자로 돌아서는 증권사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영업이익이 줄어들면 CMA 가입자에게 이자를 덜 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증권사는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실적이 크게 악화돼 금리를 더 떨어뜨릴 공산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전체 증권사 순이익은 앞서 1~3월(2012회계연도 4분기) 1조5000억원 밑으로 내려가면서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이 같은 기간 6조원을 밑돌면서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