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고로 전통에 흠집…한국과 인연 깊어
2013-04-16 11:30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폭탄 테러로 최소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미국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 최고의 권위와 오랜 전통으로 유명한 대회다. 뉴욕, 런던, 로테르담 마라톤과 함께 세계 4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로 꼽힌다.
보스턴 마라톤은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근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미국 독립전쟁의 첫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보스턴 선수협회(BAA) 주최로 처음 개최됐다. 이에 따라 대회는 지난 1897년부터 매년 미국의 ‘애국자의 날’인 4월19일 열렸다. 1969년부터는 매년 4월 셋째 주 월요일로 고정됐고, 여자 부문은 1972년 처음 시작됐다.
지난 1997년부터 국제 마라톤 대회로는 유일하게 참가자 자격제한(엘리트 및 일반인, 대회직전 2년이내 공인기록 필요)을 두고 있다. 초대 대회는 18명 참가자로 조촐하게 열렸지만, 올해는 무려 2만7000여 명이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매년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대회는 보스턴 서쪽 지역의 메사추세츠주 홉킨턴을 시작해 애슐랜드, 플레밍턴, 네틱, 웨즐리, 뉴턴, 브루클린, 보스턴으로 이어지는 편도코스로 진행된다.
전체적으로 코스가 평탄해 일반인들이 좋은 기록을 내기 유리한 대회로 꼽힌다. 다만 32㎞ 지점부터 표고차가 100m가 넘는 ‘상심의 언덕(Heartbreak Hill)’이 있어 프로 마라토너들에게는 되레 가장 험난한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최고 기록은 2011년 대회 제프리 무타이(32·케냐)가 세운 2시간03분02초다.
보스턴 마라톤은 한국과 인연이 깊은 대회이기도 하다.
1947년에는 서윤복이 2시간25분39초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6·25전쟁 직전 열린 1950년 대회의 경우 손기정 감독의 지도로 참가한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나란히 1~3위를 석권하며 한국 마라톤의 위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이후 40여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1993년 김재룡이 2위, 1994년 황영조가 4위에 오르며 시동을 걸었다.
이후 2001년 이봉주는 2시간9분43초 기록으로 51년 만에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마라톤 역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