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최근 주택·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건설사들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수요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가 하면 기존 개발과 분양방식의 단기 수익창출방식에서 벗어나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업에 진출하기도 한다. 또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이 약해진 오피스텔의 경우 레지던스로 업종을 변경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으며 국내에서 수요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해외까지 판매망을 늘리는 사업장도 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사업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짐에 따라 다양한 생존전략이 쏟아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똑똑해지면서 정말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식만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 마음 요구 따라 용도변경,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하는 사업 진출도

우남건설이 오는 5월 분양 예정인 ‘고양삼송 우남퍼스트빌’은 주택형 구성부터 분양가 책정까지 모두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했다.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지역내 중소형 수요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 기존에 중대형 택지로 받아놨던 용지를 대부분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으로 변경한 것이다. 세대수 변경 없이 중대형을 중소형으로 변경함에 따라 용적률이 기존 180%에서 160%로 줄어 들었지만, 그 부분을 조경 및 녹지공간을 확보해 제공할 계획이다.

우남건설 관계자는 “용적률이 줄어들었지만 그 공간을 조경 및 녹지공간으로 제공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훨씬 좋은 전략이라고 판단했다”며 “분양가도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기존 같은 지역에 분양했던 아파트들보다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쇼핑몰·오피스·호텔·도시형생활주택 등 개발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렸던 SK그룹 계열의 디벨로퍼 SK D&D는 최근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중소빌딩 마스터리스(Master lease) 사업에 진출했다. 마스터리스란 장기로 건물을 통째로 임대한 뒤 재임대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방식이다.

연면적 3300㎡ 내외의 노후화된 중소형빌딩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리모델링이나 증축, 필요에 따라서는 신축을 통해 건물 가치를 상승시켜 임대료 수익을 극대화해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SK D&D는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첫 계약을 한 후 총 3개 빌딩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택사업이 주 수익원이었던 호반건설은 ‘아브뉴프랑’ 브랜드 론칭과 함께 복합형 수익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브뉴프랑은 '프랑스’와 ‘길’이라는 의미로 길을 따라 걸으며 프랑스 파리의 멋과 맛을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을 의미한다. 판교 중심상업지구에 들어서는 아브뉴프랑 판교는 호반건설의 첫 수익부동산 사업으로 100% 임대 직영운영체제로 운영된다.

◆"바꿔야 한다"…오피스텔을 레지던스로, 국내에서 안 팔리면 해외도 노려라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률 저하로 인해 단기 임대로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상품을 변경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서울시 서초구에 공급하는 ‘강남역 푸르지오 시티’는 최근 오피스텔에서 레지던스로 상품을 변경했다. 강남역 인근에는 호텔이 부족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삼성타운 등을 찾는 외국인 바이어들의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단지는 객실가동률이 80~90%에 이를 것으로 보고 매월 평균 최저 112만원의 높은 임대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또 객실가동률에 따라 추가 발생하는 운영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주는 파격적인 혜택도 제공한다.

이번 달 완공을 앞둔 ‘용산 큐브’도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에서 레지던스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2가에 최고급 주상복합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을 공급중인 국제빌딩주변 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조합은 4월 호주를 시작으로 심양·홍콩·북경 등에서 해외 VVIP들을 상대로 부동산 투자 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해외판매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