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주채무계열> 빚 많은 대기업 34개→30개 감소

2013-04-09 12:00
재무 부실하면 내달 개선 약정 체결<br/>5대계열 신용공여 전체의 절반 차지<br/>금융당국, 내년 선정기준 강화 계획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대기업 그룹 가운데 빚이 많은 주채무계열 30곳이 선정됐다. 지난해 34개에서 4곳이 줄었다. 주채무계열은 이달 말까지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평가를 받게되며, 재무구조가 부실하면 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업 감독규정' 제79조에 따라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큰 30개 계열을 2013년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9일 발표했다.

주채무계열은 지난해 말 신용공여 잔액이 2011년 말 기준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의 0.1% 이상 기준에 따라 선정된다. 올해 선정 기준은 신용공여 잔액 1조6152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작년보다 1530억원(10.5%) 늘었다.

주채무계열수는 지난 2009년 45개였으나 2010년 41개, 2011년 37개, 2012년 34개로 감소 추세다. 올해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그룹과 하이마트를 매각한 유진그룹, 영업현금 등으로 차입금을 상환한 한국타이어·하이트진로가 제외됐다.

30개 주채무계열의 신용공여액은 지난해 말 기준 260조원으로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의 15.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상위 5대 계열인 현대자동차·삼성·SK·LG·현대중공업의 신용공여액은 111조8000억원으로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6.8%, 전체 주채무계열 신용공여액의 43.0%에 달했다.

신용공여 순위는 신세계가 지난해 28위에서 올해 22위로 상승했다. 반면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 중인 STX(11위→14위), 금호아시아나(13위→16위), 성동조선(25위→28위) 등은 순위가 하락했다.

30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6개로 우리은행이 삼성 등 11개 계열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업은행(한진 등 8개), 하나은행(SK 등 4개), 신한은행(롯데 등 3개), 국민은행(KT·신세계), 외환은행(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이었다.

올해 주채무계열 계열사는 지난달 말 기준 3487개로 나타났다. 국내 계열사는 지난해 2개가 줄었지만, 해외 계열사가 58개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삼성 등 5대 계열 계열사는 전년 대비 48개(3.6%)나 증가했다. 해외 진출 확대에 따라 해외법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채권은행들은 이번에 선정된 주채무계열에 대해 4월 말까지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한 뒤 취약한 곳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을 손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채권은행 등과 '주채권은행 역할 강화 및 주채무계열 선정기준 검토 특별팀(TF)'을 구성해 이달 말까지 실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위원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다음달부터 기준 개정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