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천안함 때도 문제 없었는데…공단폐쇄 극단상황 없을 것"
2013-04-03 18:13
軍, 유사시 군사적 조치 가능성 시사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선언한 데 이어 개성공단 통행까지 차단하는 등 사실상 모든 자원을 동원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3일 개성공단으로의 입경을 차단함으로써 남측 입주기업들은 원부자재 반입과 근로자 파견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현재 개성공단에는 외국인 7명을 제외하고 우리 국민 861명이 체류 중이다.
당초 이날 북측의 통행금지 통보가 있기 전 현지 체류 인원 중 446명이 남측으로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입주기업들은 계획을 바꿔 46명만 귀환한다고 정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 기업들이 우리 정부가 귀환을 요청하더라도 조업을 이유로 현지에 인력을 체류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천안함 사건 때도 살아남았던 개성공단인데…
개성공단 내 입주업체의 생산라인은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지만 개성공단이 유일하게 남은 남북협력사업 창구라는 점에서 한반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남북 최후의 보루로 평가되는 개성공단은 2004년 12월 첫 생산품을 출하하면서 남북간 충돌을 완화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5·24 조치로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됐을 때도 살아남았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09년 3월 9일부터 20일까지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 시에도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한 전례가 있어 공단 폐쇄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은 당시 통행 허용과 차단을 반복한 이력이 있어 이번에도 긴장을 지속적으로 끌고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쥐고 있는 모든 카드로 '북한문제'를 이슈화해 국제사회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에 이어 미사일 사격대기, 이날 개성공단 차단에 이르기까지 군사적·외교적·남북관계적 카드를 총동원해 한반도의 위기지수를 높이고 있다.
◆ 軍, 南 근로자 억류시 군사작전도 가능
통행 전면차단 시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861명이 완전히 억류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만약 우리 근로자 다수를 북한이 억류했을 때 우리군은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외교적 수단을 통한 국제 압박에 나설 계획이나 개성공단에서의 대규모 인질사태 발생 시 군사작전을 통한 구출계획도 마련, 지속적으로 연습하고 계획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만약의 사태가 생기면 군사조치와 더불어 만반의 대책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이 개성공단 사태 발생 시 군사조치를 공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은 북한이 개성공단의 우리쪽 근로자를 억류하는 사태를 국지도발의 한 유형으로 상정해놓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발효된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에도 북한이 감행할 수 있는 국지도발의 유형으로 개성공단 억류사태를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은 미군 전력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작성됐기 때문에 유사시 미군 전력도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군사작전을 통한 인질 구출은 최후의 수단으로 상정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억류한 근로자들에 대해 신변안전 위협을 가하면 군사조치는 최후 수단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외교적 수단을 통한 압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