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中企·가계 주택자금 대출수요 급증…2년여 만에 최대

2013-04-03 12:0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올해 2분기 중소기업과 가계 주택자금에 대한 대출수요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1일부터 22일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의 대출수요지수는 18로 전 분기(8)보다 대폭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11년 1분기(20) 이후 9분기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분기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25로 지난해 2분기(25) 이후 1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업황 부진에 따른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큰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가세하면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대기업은 6으로 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수출 둔화 등으로 대출수요가 늘어나겠으나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증가폭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가계의 주택자금 대출수요는 16으로 2011년 1분기(16) 이후 2년 1분기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전 분기에 0이었음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봄철 이사수요와 함께 취득세 감면혜택이 6월말까지 연장된 점, 새 정부의 부동산시장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의 일반자금에 대한 대출수요는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데 따른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전 분기와 동일한 -3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4로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째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2분기 41 이후 최고치다.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음식숙박업, 건설·부동산·임대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위험이 잠재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3분기부터 1년째 9를 기록하고 있다. 선진국 재정긴축, 유럽 경기부진, 엔화 절하 등과 관련한 해외 불안요인 지속 등으로 전 분기와 동일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22로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및 전 분기 수준(28~31)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한 가운데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은행권의 대출문턱은 낮아진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가계와 기업의 숨통은 다소 트일 전망이다.

2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9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감독당국의 중소기업대출 확대 요구 등에 따라 은행들이 생산·고용효과가 큰 업체를 중심으로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전 분기 6보다 다소 강화됐다. 글로벌 경기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쌍용건설 등 일부 대기업의 부실 영향에 따라 소폭 완화에서 중립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가계 주택자금에 대한 대출태도는 6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부진 등에 따라 낮은 수준의 완화세를 이을 전망이다. 가계 일반자금의 대출태도는 3으로 전 분기 6보다 떨어졌다. 한은은 "우량신용등급 차주 위주로 대출영업을 선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