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내몰린 가출 청소녀에 희망 전한다
2013-04-02 18:36
서울시, 가출 청소녀 지원 특별전담실 설치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김희연(20·가명)씨는 6년전 중학교 2학년 때 첫 가출을 했다. 선배들의 괴롭힘 때문이다. 이후 거리를 전전하다 성매매 집결지로 팔려갔다. 4개월 가량이 지나 우여곡절 끝에 이곳을 탈출한 김씨는 집으로 돌아와 고입검정고시를 치렀다. 그러나 평범한 고교생활도 잠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터넷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조건만남에 빠졌다.
서울시는 '가출 청소녀 성매매 방지 특별전담실(이하 특별전담실)'을 설치하고 이들을 돌보는 '건강지원센터'도 전국 최초로 개소한다고 2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가출 청소녀 4명 중 1명꼴로 성매매를 경험하고 있지만 지원체계는 거리상담, 쉼터 등에 불과하다.
이곳에는 가출이나 성매매 경험이 있는 온라인 동료상담가를 둔 게 특징이다. 이들은 현재 자립을 준비 중인 청소녀들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삼아 쉽게 대화를 이끈다.
온라인 동료상담은 가출 청소녀가 원하는 시간과 방법으로 진행된다. 전화나 채팅을 이용한 예약상담, e-mail 상담, 모바일 채팅상담 등 방법은 다양하다.
매월 둘째, 넷째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5시간 가량 전문상담가들이 응급약 등을 갖고 PC방, 노래방, 찜질방 등으로 가출 청소녀를 직접 찾아간다.
또 7월께 전국 첫 가출·성매매 위기 청소녀 치유를 위한 건강지원센터가 문 열고 본격 운영된다. 전문진료 및 심리치료, 건강교육 등 통합적 건강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부분 가출 청소녀들은 신체적, 정신적 질병에 매우 취약하다. 특히 성폭력, 성병, 임신 등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건강상 문제가 심각하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가출 청소녀의 성매매로의 유입은 사회구조적 문제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들이 더 이상 인권 사각지대와 성매매에 내몰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