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정책…무너진 중산층 회복 가능할까

2013-04-01 16:32
수급불균형 완화…수도권 주택매매 활성화 관건<br/>하우스푸어?렌트푸어 지원방안 효과 주목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정부가 첫 경제정책방향 과제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으나 그동안 무너진 중산층을 얼마나 회복시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부동산 대책이 수급불균형 완화와 거래정상화를 통해 시장안정을 유도하고 시장심리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둔 만큼 기대심리가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 여부에 정부와 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서도 부동산을 통해 중산층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가 높다. 보금자리 주택 등 공공부문 공급물량을 연 7만호에서 2만호로 대폭 축소해 민간부문 활력 제고 유도를 강화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생애최초구입자 등 실수요자 주택구입 지원과 양도세·취득세 부담 완화 등 매수 수요 보완도 침체된 주택시장 활성화를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부문이다.

이밖에 주택담보대출 등 과도한 채무 증가로 중산층을 사실상 위기로 내몰고 간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에 대한 지원 방안도 부채에 시달리는 중산층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시장은 주택시장 변동이 거시경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1년 말 전국 주택가격 총액은 약 47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1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1237조원의 3.8배, 주식시장 시가총액 1042조의 4.5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 담보가치 하락으로 금융부문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연쇄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의 추락도 부동산 침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은 2006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수순을 기록했다.

주택시장 침체는 과천, 용인, 성남 등 수도권 외곽신도시의 가격하락이 한몫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이 지역들은 지난해 고점 대비 20% 내외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부채상환부담 가중→투매→시장불안 전국 확산의 악순환 고리를 만드는 데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수도권 외곽신도시의 주택가격 하락이 이번 정부에서 마련한 부동산 대책의 실수혜자인 셈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지적인 공급과잉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수도권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집단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하방위험이 존재한다"며 "공공부문 공급물량을 시장여건에 따라 조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수도권 주택거래가 활성화돼야 부동산 대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 대책의 특징도 수요와 공급 양 측면의 패키지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수도권 외곽신도시와 같이 집값이 크게 하락하며 집이 팔리지 않아 과도한 채무 상환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푸어 등 1주택자들의 거래문제를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건설업, 이삿짐센터, 부동산중개업 등 서민이 주로 종사하는 연관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한다"며 "전세수요도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세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요 경제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선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부동산 경기가 우선적으로 살아나면서 소비심리도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미국 부동산 가격은 6년여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미국 금융전문 매체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20대 도시 주택가격을 보여주는 S&P 케이스실러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8.1% 오르며 2006년 6월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에서는 2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0.8% 증가한 91만7000건을 기록했다. 건축허가 건수는 94만6000건을 기록하며 2008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공시지가(2013년 1월1일 기준)에서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 땅값 상승률이 높아졌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주택지 상승률은 작년 4%에서 올해 11.4%로 뛰었고, 상업지 상승률도 3.1%에서 12.9%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