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경제부처 '넘버 2' 누가 될까

2013-02-18 17:08
재정부, 'KS라인' 부각…지경부, 내부승진 유력<br/>농식품부, 진통 예상…공정위, 내외 인사 각축

아주경제 김진오·배군득·이규하·김선국 기자= 새 정부 경제 부처 사령탑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를 비롯한 경제 수장들의 조각이 완성되면서 자연스럽게 관가 안팎의 시선이 후임 인선에 쏠리고 있다.

특히 전면에 나설 장관을 보필하고 안살림을 챙기며 내조에 나설 '넘버2' 차관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무성하다.

18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장관 내정자가 되면서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이른바 'KS 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홍동호 재정부 정책조정관이 가장 유력한 차관 후보로 부상했다. KS라인 가운데 재정부 밖으로 눈을 돌리면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재정경제 2비서관을 지낸 김준경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떠오른다. 김 교수는 2006년 KDI 부원장을 역임했고 KDI 시절 거시금융경제연구 부장을 거친 만큼 내정자의 거시경제 정책을 뒷받침할 적임자라는 게 재정부 안팎의 판단이다. 다만 행시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또 KS라인은 아니지만 백운찬 세제실장도 차관 후보로 거론된다. 백 실장은 2010년 조세심판원장으로 잠시 재정부를 떠나면서 차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인사철마다 '단골 후보'로 이름을 올려왔다.

이석준 예산실장도 눈에 띈다. 이 실장은 재무부 시절부터 예산·재정정책, 정책기획, 금융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금융, 산업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갖춘 김규옥 기획조정실장도 안팎에서 제1차관으로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식경제부는 윤상직 1차관이 곧바로 장관 후보자로 직행하면서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다. 때문에 이번 차관 후보도 내부인사가 중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유력한 차관 후보로 정재훈 산업경제실장과 한진현 무역투자실장이 손꼽히고 있다. 내부경력이 탄탄한 정 실장과 외부업무에 정통한 한 실장을 '투톱'으로 내세울 경우 지경부의 내치(外治)와 외치(內治)를 제대로 아우를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지경부는 3월에 장관이 취임하면 조직개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기인사는 통상 6월과 12월에 이뤄지는데 대선과 맞물려 올해는 4~5월에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변수로 인해 사정이 복잡하다. 이동필 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병역 문제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홍동호 기재부 정책조정관리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이성구 공정위 서울사무소장, 한진현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정재훈 지경부 산업경제실장,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이양호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청문회라는 관문을 넘어서도 부처를 농림축산부로 축소하는 조직개편과정에서 또다시 마찰이 예상돼 차관 등 고위직 인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관료 출신이 아닌 이 내정자가 수장으로서 변화의 바람 속에 조직의 결속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지도 미지수다. 이에 따라 차관 인사로 농식품부의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내부 승진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유력한 후보군에는 이양호 기획조정실장과 여인홍 식품산업정책실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안팎으로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원장 후보로는 박 당선인 캠프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에 몸담았던 서동원 전 공정위 부위원장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경제민주화 공약 수립에 기여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내부 인사로는 정재찬 현 부위원장과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에 컴백한 이성구 서울사무소장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국정 초반 경제민주화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김동수 위원장을 당분간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