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中 춘절 맞이 분주… "큰손 '요우커' 지갑 열어라"
2013-02-06 17:29
아주경제 배인선·홍성환 기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춘절)를 앞두고 중국인들이 대거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전 세계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소비침체가 지속되자 요우커들이 구원투수 노릇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유럽·중동 등 전 세계적으로 가장 소비력이 큰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해외에서 쓴 돈은 850억 달러(9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지는 춘제 기간 중 6만3000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역인력을 늘리고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롯데·현대백화점은 중국어 통역 서비스 인원을 확대해 배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전화 통역 콜센터를 운영하고 안내직원을 외국어 능통자로 배치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컨시어지(안내원) 서비스를 확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상품 마케팅에 집중하던 것과 달리 문화 마케팅에 주력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처음으로 할인권·메이크업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이 담긴 '차이나 VIP 바우처'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인 자유여행객에게 한국 대학생들을 '여행 도우미'로 연결해주는 '친구야 놀러와-한궈덩니(韓國等你)' 이벤트를 준비했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에서도 기념품과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등 환영행사를 진행한다.
영국·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도 춘제 특수 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유럽 현지에서는 중국인을 '움직이는 지갑'으로 비유할 만큼 중국인 소비액이 크다. 세계사치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춘제 연휴 기간 유럽을 방문한 중국인들의 사치품 소비액은 35억 달러(3조8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580만명의 중국인이 찾았던 영국 런던 비스터 빌리지는 쇼핑 전단지에 중국어와 영어를 함께 적어놓았다. 또 상점마다 중국인 유학생들을 고용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로마·밀라노 등에 소재한 유럽 프리미엄 아울렛인 맥아더글렌 역시 매장마다 중국어로 된 쇼핑 목록과 함께 중국인 점원을 배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는 춘제를 맞아 '동화나라 디즈니랜드에 함께 모여 설을 보내자'는 테마로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특별행사를 개최한다. 미국 삭스 피프스 에비뉴 백화점은 중국 인련카드와 손잡고 춘제 연휴 미국을 찾는 요우커들을 위한 기프트카드 증정행사를 공동 전개한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로 두바이 국제공항 내부는 붉은 등불과 함께 '복(福)'자 글씨와 금으로 만든 뱀장식으로 꾸며졌다. 두바이 7성급 호텔인 두바이 알아랍 호텔은 춘제 당일인 10일 붉은 색 레이저빔으로 쏘아 '2013蛇年大吉(2013년 계사년을 축하한다)'이라는 중국어로 호텔 외벽을 장식할 계획이다.
태국 역시 수도 방콕 공항과 시내에 홍등이 걸리고 새해에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춘제를 축하하는 각종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태국 현지 관광상품과 호텔 객실은 이미 동이 났다.
이외에 호주 시드니도 오는 24일까지 2주 동안 춘제 축제를 진행한다. 이 기간 중 △화차 퍼레이드 △계사년 기념 예술전 '뱀·뱀·뱀(蛇·蛇·蛇)'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