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최근 미국·멕시코 등 여러 나라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에서 멀어지고 있다. 국내 마약류 불법반입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등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를 밀반입하다 적발된 밀수건수는 총 232건에 달한다. 이는 중량 및 금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33.8kg, 636억원 규모다.

이 수치는 전년 대비 중량 및 금액이 각각 33%, 15% 증가한 것이다. 2004년 국내 6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20.9kg이 적발 사건 이래 최대 규모로 마약청정국이라는 한국의 위상은 추락한지 오래다.

주된 요인으로는 중계마약밀수 및 개인 소비목적의 소량 마약 밀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필로폰 20.9kg은 국내 마약단속기관이 압수한 총량의 74%에 달하는 규모로 주변 우범국들은 한국을 필로폰 대량 중계밀수지역으로 삼고 있다.

종류로는 이른바 필로폰인 메트암페타민이 116건(20.9kg)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는 신종 마약류인 JWH-018 등 합성대마가 27건(7.0kg), 대마 46건(2.5kg) 등의 순이다.

마약류 밀수는 개인소비목적의 경우 휴대품·국제우편·특송화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송화물을 이용한 마약류 적발건수를 보면, 2011년 42건에 불과한 것이 지난해에는 84건으로 100% 급증했다.

필로폰 대량 중계밀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피지·필리핀·캄보디아발 중계밀수 6건을 적발해 시가 480억원 상당인 필로폰 16kg를 압수한 바 있다.

따라서 관세청은 국내·외 마약정보 수집·분석을 담당할 국제마약정보센터를 신설하고 인천공항 마약조사조직의 확대 개편키로 했다.

이 외에도 밀수경로별 우범여행자 및 화물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분석을 위해 오는 4월까지 최신 마약탐지장비(Ion-scanner)와 필로폰 전문탐지견을 배치키로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세계관세기구 아·태지역정보센터와 신종마약에 대한 단속강화 및 국제 공조도 강화하는 신종마약 국제합동단속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며 “중국, 미국, 영국, 캐나다, 베트남 등 마약우범국 중심의 공조수사채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