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엉덩관절 골절상 등 빙판길 낙상사고 예방 생활습관 - 권세광 연세사랑병원 원장

2013-07-02 15:04

권세광 연세사랑병원 원장
물이 비치는 곳마다 얼음판으로 바뀌는 유난히 추운 요즘이다.

곳곳에 골절사고의 위험이 산재해 있는데, 실제로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올겨울 7000여명이 낙상사고를 겪었다.

이는 하루 평균 290명에 이르는 수치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년도의 같은 기간에 발생한 낙상사고 건수인 1만4808건보다 63% 증가한 2만4254건을 기록했다.

특히 고관절로 불리기도 하는 엉덩관절은 손목관절·척추와 함께 낙상사고 발생비율이 가장 높은 부위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로는 엉덩관절 골절사고 비율은 전체 낙상사고 골절의 40%에서 많게는 60%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옆으로 넘어졌는데 일어나기가 어렵고 엉덩이 주변이 붓거나 멍든 것처럼 보이는 경우 엉덩관절 골절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엉덩관절에 골절이 일어나면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심한 통증으로 보행이 힘들어진다. 다리가 약간 짧아진 듯한 느낌이 들고, 다리를 벌리려고 하면 바깥쪽으로 돌리듯이 움직이게 될 수도 있다.

엉덩관절 골절 때문에 자리에 누워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욕창과 폐렴, 요로감염과 섬망 등의 합병증이 생기는데, 이러한 합병증은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에게는 치명적이다.

통계로 확인해 보아도 엉덩관절 골절상을 입은 어르신 중 약 20%가 1년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이 위태롭지 않다고 해도 보행 시에 반드시 보조기구가 있어야 하는 이가 약 24%이며, 아예 보행할 수 없는 사례도 20%나 된다.

때문에 노년층의 엉덩관절 골절을 외상이 아닌, 특별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엉덩관절 골절은 크게 대퇴골 경부 골절, 전자간 골절, 전자하부 골절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대퇴골 경부 골절 부상이 가장 흔하다.

대퇴부는 엉덩관절과 무릎관절의 사이로 대퇴부 경부는 엉덩관절과 인접한 뼈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통로이다.

70세 이상 노인의 경우 골밀도가 낮아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한 번 부러지면 잘 아물지 않는다.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데, 고령이지만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면 골반 쪽 비구면과 대퇴골 관절면을 모두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전치환술이 좋다.

대퇴골의 관절 면만 바꾸는 부분치환술은 골반 쪽 관절면이 마모되면서 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빙판길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항상 장갑을 착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고 바닥을 보며 걸어야 한다.

신발을 선택할 때는 굽이 낮고 미끄럼을 방지하는 밑창이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팡이나 보행보조기가 필요한 노인이라면 높이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움직임이 둔해질 정도의 옷은 보행을 불편하게 하므로 피하자. 기본적으로 해질 무렵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살얼음이 많은 그늘진 곳은 피해서 걷는 것이 좋다.

근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노년층은 심각한 골절상을 막기 위해 평소에 다리 근력을 강화해두는 것이 좋다.

걷기 운동은 속도를 무리해서 내지 않아도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어 매우 좋은 운동이다.

손실된 근육량을 늘려주는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 함유량이 많은 식품은 콩·장어·고등어·참치를 비롯한 생선류, 닭고기·쇠고기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콩은 100g당 36.2g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는 고단백 식품으로 급격한 골밀도 저하를 예방해 심각한 골절상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