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네타냐후 초라한 승리

2013-01-23 17:44
중동정책 변화 가능성 커져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22일(현지시간)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서 집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연합이 승리하긴 했지만 매우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 이스라엘의 향후 중동정책이 유연한 방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투표가 끝난 후 발표된 이스라엘 주요 3대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집권 리쿠드-베이테누 연합은 전체 120석 중 31석을 얻어 제1당을 지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0월 합당한 리쿠드당과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이 4년 전 총선에서 획득한 의석 수를 합한 것보다 11석이나 감소한 의석 수다.

반면 중도 좌파 성향의 신당 ‘예쉬 아티드’당은 19석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총선 전 예상 의석수의 2배 가까이 많은 의석 수다. 이에 따라 ‘예쉬 아티드’당은 앞으로 진행될 연립정부 구성 과정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좌파 성향의 노동당은 17석, 극우 정당 유대인가족당은 1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패배나 다름 승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 승리 연설에서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연정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제사회 관심은 네타냐후 총리가 어느 정당과 연정을 구성할 것인지에 쏠려 있다.

집권 우파연합이 과반수를 차지하기 위해 중도ㆍ좌파 성향 정당들과의 연정을 추진할 경우 이들 정당들의 정책도 상당 부분 수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대(對) 팔레스타인 정책을 유연하게 바꾸라는 압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중도 정당 지도자들은 총선 실시 전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구축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연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중도ㆍ좌파 성향 정당들과의 연정이 여의치 않으면 강경한 중동정책을 지지하는 정당들과 연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럴 경우 중도ㆍ좌파 성향 정당들의 강력한 반발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은 유권자들이 개별 후보에 투표하지 않고 정당 명부에 투표한다. 정당별 득표 결과에 따라 120석을 각 당에 배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