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편의점 모범거래기준’을 마련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신규 출점 거리 제한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로 과잉 출점된 편의점이 자연 감소할 수 있도록 여타 업종과는 다른 ‘모범거래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다.

27일 공정위에 따르면 CU(구 훼미리마트),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대형 편의점에 대한 ‘편의점 모범거래기준’을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고심하고 있는 편의점업계의 신규출점 거리 제한은 300ｍ 이내와 500m, 800m, 1500m 등이다.

기존 업종별 신규 출점 거리제한을 보면, 피자는 1500ｍ, 치킨은 800ｍ, 제빵·제과 및 커피전문점은 500ｍ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공정위 내부에서도 신규 출점 거리제한 300ｍ, 500m, 800ｍ를 놓고 고심 중이다. 당초 편의점업계는 300ｍ 이내 신규 출점 금지를 예상해 왔으나 규제 강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편의점 모범거래기준’의 핵심은 신규 출점 거리제한 보다는 편의점 경영 부실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기준을 세울 예정이다.

특히 편의점 과잉 출점에 따라 가맹사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폐점하는 가맹점들이 늘고 있어 가맹본부와 가맹점간 불공정거래의 표준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편의점 가맹본부는 가맹점을 상대로 거의 100%의 인테리어비용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여타 프랜차이즈 업종 보다는 창업비용이 수월하다. 문제는 본사와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폐점할 경우다.

가맹점주가 경영상 어려움 등으로 폐업을 할 경우 인테리어 잔존가액, 철거비용, 위약금 등 많게는 억 단위의 금액을 가맹본부에 물어야한다.

또 최근 논란이 된 편의점 담배 사업권에 대해 우회적인 규제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편의점 모범거래기준은 ‘해지 과다 위약금’, ‘과장 광고’ 등의 개선이 핵심인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영업지역 보호와 관련해 800m 내외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며 “향후 업계의 실태 등을 감안해 결정할 사항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편의점의 거리 제한은 추후 자연 감소될 수 있게 합리적인 틀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