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아서 클라크의 '우주 엘리베이터' 재현한 유코 시라이시展

2012-11-20 17:31
다다미방에 빛기둥 연결한 설치작품 첫 공개..색면추상회화도 선봬

유코 시라이시.Space Elevator Tea House 2009/사진=국제갤러리 제공.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소설로 유명한 공상과학 작가이자 미래학자인 아서 클라크는 1979년 발표한 '낙원의 샘' 소설에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우주 엘리베이터' 를 묘사해 주목받았다.
그야말로 공상과학에서나 나올법한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치부됐던 일은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등에서 이 엘리베이터 건설 가능성을 낙관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 '우주 엘리베이터'가 건설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우주 엘리베이터'가 미술 설치작품으로 먼저 나와 눈길을 끌고있다.

'우주 엘리베이터'에 영감을 받은 일본출신 작가 유코 시라이시(56)가 소설에 등장하는 우주 엘리베이터의 과학적 연구의 실제적인 사례들을 참조하여 이를 조형적으로 재현해냈다.

시라이시의 설치작품 '스페이스 엘리베이터 티 하우스'는 20일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처음 공개됐다.

커텐을 제치고 들어가면 마치 우주선처럼 떠있는 텅빈 집한채가 나타난다. 일본작가답게 4평정도 크기의 17세기 '다다미방'을 우주에 통과시키려한 작품이다. 바닥에 조명을 띄운채 떠있는 텅빈 집은 우주선처럼 떠나려고 시동이 걸려있는 듯하고 집안엔 천정과 바닥을 관통하고 있는 '자기장'같은 전선줄이 마치 한줄기 빠른 '빛기둥'처럼 연결되어있다.

건축적 공간과 우주가 겹쳐지는 상상의 통로로 재해석된 작품은 무한한 시공간으로서 확장이라는 점에서 또 '우주 엘리베이터'의 실현을 작품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를 더한다.


시라이시는 이번 전시에서 이 설치작품과 함께 색면추상회화 8점도 선보인다. 이날 한국에 내한해 기자들과 만난 시라이시는 "색채는 나라와 문화와 역사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오랫동안 회화를 해왔지만 음악처럼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시에 선보인 색면추상은 'space space'를 주제로 '우주', 혹은 '공간'을 보여준다. '탈-중력의 세계'속에 빠져있는 화성인 같은 작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 전시는 국제갤러리 올해 마지막 기획전이다. 전시는 12월 23일까지.(02)735-4879


◆유코 시라이시=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은 추상회화를 주로 작업해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캔버스를 벽 속에 매립하여 회화의 면과 벽의 표면이 균일하도록 설치하거나, 입체적인 색면큐브를 벽에서 돌출되도록 설치하는 등 평면회화를 넘어서는 건축적 실험을 시도해왔다. 이후 작가는 런던 BBC 방송국, 리젠트 운하, 독일의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일본과 런던 소재의 병원 같은 다양한 장소에서 색면회화를 공공 프로젝트로 확장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의 작업은 미술과 건축의 관계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모더니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영국예술진흥원, 영국문화원, 대영박물관,헝가리 루드비히 미술관, 일본 오사카 국립미술관, 스위스 막스빌-조르주 반통엘루 재단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