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악화’시중은행, 광고모델 계약연장 놓고 고민

2012-11-20 18:06

사진 왼쪽부터 기업은행 모델 방송인 송해, 국민은행 모델 김연아 선수, 외환은행 모델 배우 하지원.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올들어 순이자마진의 축소세가 지속됨에 따라 은행들이 광고 모델 계약연장에 고심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태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모델료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톱스타가 직접적인 광고효과를 보장하지 않는 것도 한 몫 했다.

일부는 모델료에 비해 큰 광고효과를 감안해 재계약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여타 시중은행은 경비절감을 위해 광고모델을 교체하는 추세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방송인 송해의 계약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송씨의 계약기간이 올해 말까지나, 계약 연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올 초부터 방영된 송해 광고를 보고 가입한 이른 바 ‘송해 예금’은 19일 현재 무려 1245억원(440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간접적인 광고 효과도 적지 않았다. 외국계 광고효과 조사회사인 밀워드브라운이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 사는 만20세 이상 성인남녀 230명을 대상으로 4차례 조사한 결과 은행 광고 부문의 최초 상기도에서 기업은행이 3차례나 1위를 거머쥐었다.

앞선 관계자는 “기업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개인고객을 유치하기 쉽지 않았는데 송해효과 덕에 개인 고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특히 고령층 고객들이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도 2008년부터 김연아 선수와 배우 이승기를 줄곧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김 선수와 이씨 모두 지난달 초 계약기간을 6개월 더 연장했다.

반면, 슬림경영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모델 교체를 검토하는 곳도 적지 않다.

신한은행은 음악감독 박칼린의 뒤를 이를 광고모델을 물색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행사로부터 광고 및 모델 제안을 받아 박 씨를 포함, 여러모델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 11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박 감독의 인기를 몰아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박 감독의 친언니와 관련해 부정적인 보도가 나온데다 그의 인기 역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환은행도 12월과 내년 2월 각각 계약만료를 앞둔 배우 하지원과 기성용 선수에 대해 연장 연부를 검토 중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 재계약과 관련,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은행은 기 선수 대신 일반인 모델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 선수는 대부분 해외에서 활동하는 관계로 일정을 잡기에 순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말 계약기간이 종료된 배우 장동건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경비절감을 위해 중단했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장씨는 지난 2010년부터 우리은행 모델로 활동하며 연간 7억5000만원의 모델료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