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대중교통 인정 안돼"…전국 버스 '무기한 운행 전면 중단'
2012-11-20 19:13
법률 개정안 법사위 상정시 22일부터 총파업 결의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버스업계가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시키는 법률 개정안에 반발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20일 방배동 전국버스회관에서 긴급 비상총회를 열고 법안이 오는 21일 국회 법사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면 통과할 것으로 간주하고 22일 0시부터 무기한 운행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15일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개정안은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버스업계는 당초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23일 국회 본회의까지 넘어가면 무기한 운행 중단을 결행할 방침이었으나 국회가 대안을 내놓지 않자 계획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택시가 법적으로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되면 7600억원의 유류 지원금 외에 추가로 2조원을 보조받는 길이 열린다"며 "한정된 예산을 고려하면 이런 지원은 서민 주머니를 터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정부 역시 법사위원들을 상대로 개정안 상정을 취소해야 하고 상정되더라도 통과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재원 대책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안 상정 자체를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루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도 택시가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되면 기존의 지원 외에 추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만큼 법안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반면 택시업계는 "택시가 대중교통 수단인데도 인정받지 못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차별받고 고유가 등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맞서고 있어 대결 구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버스업계의 총파업 결의에 따라 교통대란이 현실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국의 시내·시외버스는 총 4만8000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버스 운행 중단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자체 비상 수송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리고 개통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세버스 투입 등 대체 교통수단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수송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버스 업계가 운행을 중단하면 지하철 연장 운행과 전세버스 투입 등의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