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부진’ 제닉… 모델 광고비도 한몫?
2012-11-20 13:55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하유미팩'으로 알려진 마스크팩 제조업체 제닉의 3분기 실적 부진을 두고 높은 모델 광고비 지출 영향이 컸다는 증권가 주장이 나왔다.
20일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3분기에 광고 모델과 1년 재계약을 하며 선계약금이 상당 부분 지급돼 실적이 부진했다”며 “현재 제닉은 모델료 등 큰 광고비 비중이 매출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제닉의 매출은 220억원으로 전년대비 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45.4% 줄어들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이 시장에 알려진 후 첫 거래일인 지난 15일 제닉 주가는 14.86%, 16일 5.49% 하락마감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 홈쇼핑 방송 동방CJ를 통한 중국시장 진출 성과가 아직 크지 않다는 증권가 유보적인 시각이 제닉 주가 낙폭을 키웠다.
특히 일각에서는 3분기 실적을 통해 제닉만의 특수한 영업방식 약점이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닉의 마스크팩은 일반인들에게 배우 하유미씨의 이름을 딴 ‘하유미팩’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하유미팩으로 이름 불려진 배경 중 하나는 배우 하유미씨가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영향때문이다. 제닉은 상대적으로 다른 화장품업체가 지점판매 비중이 높은 것과 달리 홈쇼핑 채널 판매 비중이 높다. 제닉의 전체 매출액 80%가 홈쇼핑에서 나온다. 제닉과 광고 모델인 배우 하유미씨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회사 광고모델과 해당회사와 맺는 광고계약금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하지만 3분기 실적 부진이 큰 탓에 실적 부진 이유를 분석해야하는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광고비 지출 규모를 추정 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제닉 매출액 1000억원 중 홈쇼핑 매출이 850억원이었는데 5% 정도인 42억여원이 하유미씨 수수료로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올해 3분기 1년 재계약을 연장하면서 그보다 다소 낮은 수준의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세 분기에 걸쳐낼 계약금이 3분기에 상당수 지급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미 제닉은 모델비를 통틀어 광고비 비중이 높다는 점을 경영 약점으로 공개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7월 상장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투자설명서에는 ‘화장품업종의 특성상 자체 브랜드 매출시 제품제조 비용에 비해 유통비용, 광고비용 등 판관비 비중이 높아 매출총이익률은 일반 제조업 대비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며 투자위험요소로 명시했다.
한편,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제닉 측은‘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반론했다.
제닉 한 관계자는 “하유미씨와 광고계약금 내역은 쌍방간의 계약사항으로 공개할 수 없지만 시장에서 제기된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며 “3분기 재계약을 성사해 일부 선계약금이 지급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관계자는 “제조업과 달리 화장품업종에 속한 다른 회사와 비교할 때 광고비로 들어가는 비중이 매출 대비 크지 않다”며 “광고비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닉은 지난 2009년 국내 마스크팩 시장의 20%를 점유한 후 2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이 36.4%로 올라 1위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