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들의 자사주 사랑, 기업 주가도 '활짝'
2012-11-18 15:38
주가방어·상장유지 등 목적 다양<br/>책임 경영으로 투자자 신뢰 높여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회장들이 챙기는 기업은 걱정이 없다. 최근 소유주나 최고경영자가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의 경우,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져 주가 방어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의 자사주 사랑은 각별하다. 윤 회장은 100주에서 200주 정도의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윤 명예회장의 유화증권 지분은 지난 2010년 말 14.81%(219만7678주)에서 올해 현재 15.83%(234만7928주)로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윤 명예회장이 적은 양의 자사주를 계속 매입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량을 유지해 상장 요건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6개월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 주식수의 1%가 안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상황이 더욱 나빠지면 상장 폐지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유화증권 거래량이 단 한건도 없었던 날이 4일이나 있었다. 100주 이하까지 합하면 이달 거래일의 절반 가량이 거래량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증권사 회장들의 자사주 사랑도 남다르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지난 4월말 이후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여 올해만 10만주 정도를 매입했으며, 이어룡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부사장도 비슷한 시기에 자사주 5만여주를 사들였다. 양 부사장은 이달 7일에도 약 3만9000주를 매입해 지분율은 9.61%에서 9.69%로 늘렸다.
예전부터 꾸준한 자사주 매입으로 경영권 방어 논란을 빚었던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도 지난 5월 이후 574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증권가뿐 아니라 다른 산업계에서도 회장님의 자사주 매입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은 지난 14일과 15일 한라건설 주식 1만4000주를 매수했다. 정 회장이 한라건설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이후 7개월만으로 보유주식이 663만8995주(24.22%)로 확대됐다. 정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에 지난 8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한라건설 주가는 15일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이밖에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가 지난 15일 자사주 2340주를 주당 8만5000원에 매입했으며, 태양광 시스템 업체 SDN의 최대주주인 최기혁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자들은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이 회사 주식 21만4237주(1.07%)를 장내 매수, 보유주식을 856만1570주(42.67%)로 확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재정절벽과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회사 오너들이 주가 방어 등의 목적으로 직접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회장님들의 자사주 취득의 경우 주가 방어는 물론, 향후 배당 수익을 올릴 수도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