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에 民心 있네… 대선테마주 지지율따라 출렁
2012-09-23 16:54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대통령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대선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대권 테마주들도 요동치고 있다. 각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나 정책 발표에 따라 관련 종목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기존 대권 후보의 인맥주에서 각 후보들이 쏟아내는 정책 관련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다.
◆ 정치따라 주가도 들썩
23일 금융투자업계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앞서 21일까지 1년 동안 상승률이 8%를 밑돌았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국가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주가도 상승 탄력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은 실적에 상관없이 상승에 상승을 거듭했다.
가장 먼저 대선 후보로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관련 종목인 EG 주가는 지난해 9월 말 2만5000원 대에서 이달 중 6만원을 돌파하는 등 주가 상승률이 120%를 넘어섰다. 이밖에 비트컴퓨터와 신우 등도 모두 10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관련된 테마주 중에서는 써니전자 주식이 가장 극적으로 움직였다. 송태종 대표이사가 2002년 안랩의 경영전략실 이사로 재직했었다는 이력 때문에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 써니전자 주가는 지난해 9월 460 정도였으나 올해 8월 말에는 1만원을 넘어서며 2000% 이상 ‘로또’ 상승률을 기록했다. 안 후보가 설립한 안랩 주가도 비슷한 시기 4배 가까이 올랐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관련된 우리들제약이나 바른손 같은 종목도 200~300% 뛴 곳이 많았다.
◆ 인맥주 지고 정책주 뜨고
지난 19일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에는 정치 테마주에도 미묘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대선 후보와의 개인적 인연으로 묶였던 종목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후보들이 쏟아내는 정책 관련주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것.
우선 안철수 후보가 에너지 정책의 하나로 스마트그리드를 강조하자 관련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피에스텍과 누리텔레콤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주들도 각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SNS를 통한 선거전을 확대할 것이란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다만 이들 정치 테마주에 철저한 준비없이 투자에 나섰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파악 중인 정치 테마주만 현재 약 140여개,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불공정 거래도 적발된 건수는 총 38건에 달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치 테마주는 급등락을 거듭하는 종목"이라며 "지난 2007년 대선에서도 MB테마주로 불리던 이화공영, 특수건설 등도 3000% 이상 급등하다가 현재는 주가가 30분의 1 토막이 날 정도로 투자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선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만큼, 정치 테마주도 계속해서 주목 받겠지만 투자에 앞서 실질적으로 정책 등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인가 등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