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료 '속살 공개' 판결..통신사 "회사를 발가벗기는 것" 반발

2012-09-06 16:56
법원 "비용 산정·방통위 제출 자료 공개하라"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법원의 휴대전화 요금산정 자료에 대한 공개를 명령하는 판결이 나오자 이통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6일 서울행정법원은 참여연대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이동통신요금 원가 및 통신요금 TF와 관련해 비공개 결정한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가 산정자료를 공개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동통신 요금산정 및 요금인하 논의와 관련한 대부분의 정보에 대해 방통위의 비공개 처분이 위법하다"고 밝혔다.

법원이 공개를 명령한 자료는 '요금 원가 산정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이동통신 3사가 방통위에 제출한 요금산정 근거 자료' 등이다.

'사업비용 및 투자보수 산정 자료' 가운데 개별유형자산, 취득가액, 감가상각비 등 세부항목은 영업상 비밀에 해당되므로 비공개가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방통위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TF)의 의사록 공개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5월 통신요금의 거품이 지나치다며 요금 원가와 요금 산정 관련 자료, 요금 인하 논의와 관련한 최근 회의록 등을 공개하라고 청구했지만 방통위가 영업상 비밀이 포함됐다며 비공개 결정하자 지난해 7월 소송을 제기했다.

방통위는 1심 판결문을 송달받은 후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항소가 이뤄질 경우 정보 공개는 항소심 결과가 나올때까지 미뤄지게 된다.

이번 재판에 보조참가로 변론 등에 참여했던 SK텔레콤도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청구된 자료 대부분은 이통사들의 자료로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이 관련 내용이 많아 실질적인 당사자인 셈이다.

SK텔레콤은 방통위에 제출한 자료들이 일반인에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요금 인가를 받기 위한 것으로 요금정책 등 핵심 기밀이 담겨 있어 공개 명령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통사에게는 핵심 경쟁 전략인 요금정책이 담긴 자료를 공개하라는 것은 회사를 발가벗기는 것과 같고 해외에서도 유례가 없는 조치라고 반박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결문을 보고 결정해야 하겠지만 항소 의사가 있다"며 "판결에서 공개를 명령한 자료에는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어 제조사의 경우 설계도면을 공개하라는 것과 같이 말이 안되는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