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갈등 재점화…자영업자,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불매운동

2012-07-16 16:53
불매운동 전단지 배포 시작…대형마트 실적 악화 불가피

아주경제 장슬기·홍성환 기자= 자영업자들과 대형마트간의 팽팽한 카드수수료 갈등이 본격 점화됐다. 특히 자영업단체들이 유통업계 1위인 롯데마트를 타깃으로 불매운동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 한국시민사회연합은 16일 유통부문 업계 1위인 롯데마트를 포함해 이마트, 홈플러스 등 9개 대형유통사를 대상으로 무기한 불매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자영업단체는 이날 일부 지역에서 불매운동 전단지를 배포하며 본격적인 대형마트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롯데그룹의 제품을 포함, 대형마트의 이용 자체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또 불매운동 전단지를 200만부 추가하고, 소상공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에 협조공문을 발송해 100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범국민 불매운동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앞서 자영업단체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촉구하는 3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보냈지만, 협회는 “자영업자들의 요구는 소비자 서비스 축소로 이어진다”며 자영업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자영업자들의 요구는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 수용 촉구 △리베이트 등 불공정거래 중단 촉구 △자율적인 의무휴업 실시 등이었다.

이에 오호석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대표는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형가맹점들이 잔존 계약기관과 관계없이 새로운 카드수수료율로 소급적용해야 한다”며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 인상으로 자영업자와의 경쟁력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1.5%로 적용하고,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2~0.3%포인트 인상하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형가맹점은 이에 대해 “대형마트의 수수료를 올려 자영업자들의 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자영업단체들은 이날부터 대형마트 불매운동을 비롯해 롯데제품 중 주류부문 스카치블루, 처음처럼, 아사히맥주와 음료부문 아이시스,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실론티, 2%, 옥수수수염차 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영업단체의 요구상항을 보면 체인스토어협회와 카드회사들과 협의해야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책을 내놓기 어렵다”며 “다만 업계 전체적인 문제를 갖고 특정 기업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이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카드 수수료 문제는 각 업체들과 협회가 협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자영업단체의 불매운동으로 롯데칠성과 롯데쇼핑 등 일부 종목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롯데칠성은 1.03% 하락한 13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롯데쇼핑은 2.01% 하락한 29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3분기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