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대선 출마, 말을 못할 뿐 결정 안 한 것 없다"

2012-06-22 09:33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김두관 경남지사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가운데 현지에서 야권 인사들과 접촉을 이어가는 등 적극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지사는 22일 베이징에서 자칭린(賈慶林)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정완퉁(鄭萬通) 정협부주석 겸 중국다국적기업촉진회장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경남 투자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는 중국 방문 첫날인 21일엔 중국국영여행사(CITS)를 방문, 천룽(陣榮) 사장과 연간 1만명의 중국 관광객 유치, CITS의 경남 관광 인프라 구축에 3억 달러 투자 등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 지사는 21일 저녁 수행 기자들이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망설이거나 결정하지 않은 것이 있는가"라고 묻자 “망설이고 그런 것 없다. 아직 결정 안한 것이 있겠나, 모두 다했다고 말을 못할 뿐”이라고 내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대선을 연습삼아 할 수 있겠냐. 연습은 없다”고 말해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히고 당내 경선을 넘어 본선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김 지사는 이미 여러 차례 “이제 더 이상 지는 선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왔다.
 
 이 같은 결심에도 김 지사는 여전히 자신을 선출해준 도민들에게 도지사직을 중도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양해를 얻는 1차 관문을 남겨놓고 있다.
 
 그가 공식적인 자리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선 출마 사실을 확언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이날도 김 지사는 아직 도지사직을 갖고 당내 경선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문자 메시지가 많이 온다”고 시인했다.
 
 실제 경남의 범야권 인사로 구성된 민주도정협의회도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고 있고 일부 인사들은 도지사직을 갖고 경선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도민들과 약속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것도 있지만 사실상 진보성향의 첫 도지사인 김 지사가 중도사퇴할 경우 대선과 같이 치러질 보선에서 다시 야권 도지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더 큰 분위기다.
 
 그래서 김 지사는 올들어 시민단체 관계자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을 계속 만나며 의견을 수렴해왔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창원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 지사의 출마를 촉구한 것이나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야권 인사들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같은 권고를 한 것도 이런 김 지사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측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지난 12일 창원에서 열린 김 지사 출판기념회에서 “많은 국민들이 김 지사를 서민을 대변하는 대통령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도민들께 미안하지만 김 지사를 양보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24일 귀국하는 김 지사는 오는 26일 열리는 민주도정협의회에서 최종적으로 여론수렴을 한 뒤 내달초쯤 최종 결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