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영백·김정우 기자=지난해 청년고용 노력 의무가 부여된 정부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 10곳 가운데 4곳이 청년고용 권장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제5조 제1항)은 정부 공공기관(공기업, 준정부기관, 30인 이상 기타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 등이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정부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은 각각 정원 대비 3.3%, 1.4% 채용에 그쳤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의 실업률은 8.0%로 전체 실업률 3.1%의 2.6배 수준이다. 청년 실업자는 34만여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42.4%에 이른다. 구직단념자·취업준비생·취업무관심자 등까지 포함하면 110만명으로 늘어난다.

이 때문에 정부 스스로 법이 규정한 청년층 고용을 외면한 채 민간에만 고용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공공기관의 3% 청년고용 권고조항을 의무조항으로 바꿔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기업 40% 청년고용비율 안 지켜

정부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의 40%가 넘는 곳이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상의 청년고용 비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0인 이상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과 정부 공공기관 392곳에서 청년층 1만5476명을 채용했다. 이는 정원 내 채용 인원(8929명)과 무기계약으로 채용된 인원(835명), 그리고 1년 이상 기간제로 채용된 인원(5712명)을 합산한 수치로 1년 전(1만3702명) 보다 1774명이 늘어난 수치다.

대상 기관 전체 정원 대비 청년채용 비율은 3%로 지난 200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채용 권고기준인 3%를 간신히 턱걸이한 것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번 대상 공기업 전체 392곳 중 정원 내 청년채용 비율 3%를 채운 곳은 166곳에 그쳤다. 전체 40%가 넘는 공기업이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항만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 등 81곳 채용실적 전무

공기업 가운데 부산항만공사 1곳, 한국철도시설공단,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우편물류지원단 등 준정부기관 8곳, 한국건설관리공사, 코레일유통, 부산항보안공사 등 기타공공기관 32곳, 서울메트로, 서울시도시철도공사 등 지방 공기업 40곳은 정원 내에서 청년층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청년채용에 적극적인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가장 많은 434명을 채용한 한국수력원자력은 청년 일자리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지역 진출 붐에 맞춰 국제 감각을 갖춘 신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해외플랜트 수주 등 신성장동력산업 육성과 수출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전문지식과 외국어 능력을 겸비한 인력을 키우기로 하고 새로 채용한 정규직 54명 중 49명(90.7%)을 청년으로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