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내수 자동차시장 분석해보니…
2012-05-10 15:02
국산차 대 수입차 올해 ‘점입가경’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2009년 6만993대, 2010년 9만562대, 2011년 10만5037대, 올해 약 12만대(추산)…. 국내에서의 연간 수입차 판매량이다. 내수 전체 시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3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시장점유율도 2010년 5.9%에서 지난해 6.8%, 올해는 8.6%(1~4월 기준)로 성장 추세다. 수입차 판매단가가 3배 가량 높은 걸 감안하면 매출상으로의 점유율은 25% 전후로 추산된다.
현대기아차가 지난 2010년 수입차를 최대 위협요인으로 꼽은 지 2년 만에 ‘수입차 공세’가 본격 현실화 됐다. 올 하반기에는 국산차도 거센 반격을 꾀한다. 올 1~4월까지의 내수 자동차 판매를 분석, 5월 이후의 국산차 대 수입차 경쟁을 예측해 봤다.
이 가운데 수입차(3만9953대)는 유일하게 큰 폭(17.8%) 늘었다.
4월 기준 내수점유율도 현대차 43.4%, 기아차 29.5%, 한국GM 10.8%, 르노삼성 4.2%, 쌍용차 3.3%로 대체로 조금씩 줄어든 반면, 수입차는 8.8%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이 추세라면 내년께 10% 점유율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수입차 강세는 먼저 한국 사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로 이해할 수 있다. 전체 소비는 줄었으나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요컨대 부자는 차 살 여력이 늘고, 서민은 차 살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수입차 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것 역시 이를 증명한다. 수입차 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가 느는 것에 반해 수입차 가격 파괴를 주도한 일본ㆍ미국차는 부진한 상황이다. 4월 기준 BMWㆍ벤츠ㆍ아우디ㆍ폭스바겐 독일 4사의 수입차 내 점유율은 70.5%(전체에선 6.2%)다. 회사별로 20~60%씩 판매가 늘었다.
반면 토요타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차 회사들은 오히려 4.0% 판매가 줄었다. 전체에서의 점유율도 1.5%로 FTA 체결 이전인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 말부터 신차 파상공세에 나선 한국토요타 만이 유일하게 독일차와 대응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4월 기준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이은 업계 3위다.
그 밖에도 수입차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는 애프터서비스를 강조한 각종 판촉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한국GM은 아예 GM 미국 본사에서 수입차를 들여와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꾀했다. 지난해 출시한 쉐보레 콜벳(8640만원)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쉐보레 카마로 출시에 이은 두 번째 직수입 모델이다. GM코리아의 흡수합병을 통해 고급 브랜드 캐딜락을 직접 판매하는 방법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역시 2013~2014년께 프랑스 르노가 개발한 콘셉트카 ‘캡쳐(Capturㆍ가칭 QM3)’의 국내 생산ㆍ판매를 검토중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침체 국면의 국산차와 커질 대로 커진 수입차가 올 한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수입차, 품질 면에서 부족할 게 없어진 국산차가 속속 등장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로서는 반가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