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뽀로로, 짱구 등 캐릭터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음료가 치아손상과 충치 등을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또 일부 어린이음료에서는 높은 당 함유량으로 소아비만을 초례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음료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pH(산도) 및 당함량, 세균증식 시뮬레이션 시험 등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이 우려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분석에 들어간 어린이음료는 광동제약, 조아제약,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웅진식품, 농심, 한국야쿠르트, 건강마을·현대F&B, 한국인삼공사, 해태음료, 건강마을, 코웰식품·팔도, 상일·도울F&B, 로제트 등 총 17개 어린이음료다.

이들 음료는 모두 설탕·과당과 같은 당을 주성분으로 감미료 등을 첨가해 단맛을 강화한 제품이다.

특히 코카콜라의 ‘쿠우 오렌지’ 제품의 경우는 당 함유량이 38g(한 병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 맛’이 23g, 상일의 ‘유기농 아망 오렌지’는 21g, 조아제약의 ‘튼튼짱구’도 20g을 나타냈다. 이들 4개 음료는 식약청의 당 함량 기준치인 17g을 초과한 제품이다.

이 제품들은 법적으로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해당돼 학교 매점이나 인근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가 금지돼 있다. 또 어린이 주 시청 시간대(오후 5~7시)인 TV 광고도 금지 대상이다.

이 외에도 일부 제품에서는 당 함유량을 적게 표기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아제약의 ‘튼튼짱구’는 300mL 기준 한 병 용량을 절반(150mL) 기준으로 1회 제공량을 계산해 당 함량을 20g이 아닌 절반만 표기했다.

이용주 한국소비자원 시험검사국장은 “어린음료를 보면 ‘튼’, ‘홍삼’과 같은 용어가 있다고 해서 건강식품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또 마시고 남은 음료는 4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하면 변질돼 배탈, 설사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 음료는 산성으로 음료 섭취 후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아 표면의 보호막인 애나멜 층이 부식돼 오히려 충치를 유발한다”면서 “음료 후 바로 양치질보단 물이나 가글액으로 행굴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