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6 16:02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거래금액과 거래건당 수수료율을 달리 적용하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체계 개편방안’이 발표됐다. 카드가맹점 전체 평균 수수료율은 하락할 전망이지만 소액 결제 가맹점인 편의점, 슈퍼마켓 등은 수수료율이 올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KDI, 금융연구원, 삼일PWC 등은 26일 공청회를 열고 새로 마련된 수수료 체계 개선안은 가맹점의 건당고정비율(VAN프로세싱비), 거래 금액당 원가율, 부가서비스수수료율(가맹점별 마케팅비용), 조정수수료율 및 카드사들의 일정수준 마진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체 가맹점 중 75.5%의 수수료율이 인하되고, 24.5%의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상승할 전망이다. 전체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은 2.09%에서 1.92%로 0.18포인트 하락한다.
하지만 문제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슈퍼마켓, 편의점 등 소액결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인상된다는 것이다. 소액결제 가맹점은 총 수수료 중 고정비용(VAN 수수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은 평균 2.33% 수수료율에서 2.76%로 상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은 2.33%에서 2.76%로 0.43%포인트, 대형할인점은 1.66%에서 1.95%로 0.29%포인트 상승한다.
특히 건당 평균결제금액이 1만원 미만인 가맹점은 수수료율 2.42%에서 2.86%로 오르게 된다. 같은 업종이라도 건당 결제금액이 적을수록 수수료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강동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수수료율이 오르는 소액 가맹점들은 금융위원회에서 지정하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중교통 등 공익성이 분명한 업종과 매출액 대비 세금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해서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앞서 금융당국이 정하는 우대 수수료율에 대해 “시장 자율경쟁을 저해한다”며 반발한 바 있다. 우대 수수료율 책정 기준이 법제화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공정성 논란이 일 가능성도 크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세가맹점들이 의무적으로 카드를 받아야 하는 의무수납제와 가격차별금지 폐지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소비자간 형평성을 제고하고 신용카드 과다사용을 축소할 수 있다”며 “불투명한 VAN 수수료 결정과정을 개선하고 감독을 강화해 고정비용을 줄이는 것도 대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이 같은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 기준을 카드사들에게 제시하고, 카드사들은 영업전략과 비용구조에 맞춰 각 사별로 가맹점 수수료를 개발해 가맹점들과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 수수료율 비교 공시 사이트를 개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