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등 주요 상장사 주총 관전포인트는?

2012-03-12 22:54
'주총 프라이데이' 16일ㆍ23일 2주 연속 무려 896개사 주총 개최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삼성·LG·포스코·현대차 등 주요 대형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주총) 일정이 낀 이른바 '주총 시즌'이 본격화됐다.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2주간 연속 무려 896개 상장사의 주총이 집중적으로 개최된다. 특히 오는 23일에는 596개 상장사의 주총이 동시에 열려 말 그대로 '주총 프라이데이(Friday)'를 이룰 전망이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다음주인 3월 셋째주에는 12월 결산법인 중 211개사의 정기주총이 개최된다. 특히 금요일인 16일에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ㆍ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을 포함한 192개사의 주총이 동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어 넷째주에는 총 685개사의 주총 일정이 확정됐고, 이 중 596개사의 주총이 또다른 '프라이 데이'인 23일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이번 주총 시즌, 주주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국민연금의 사내이사 선임 △대기업 오너 일가 경영 참여 △신규사업 확장 진출 △소액주주 경영 참여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 2월 중순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전 회장이 국민연금에 사외이사 파견을 요청하면서 촉발된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는 정치·경제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올 사안이라 아직 실현 여부를 속단하기 이르다.

국민연금이 현재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기업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190곳에 이르고 있어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경우 기업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올 시즌 주총에서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경영참여 문제도 큰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주총을 통해 그룹 지배력 및 3세 경영 후계구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오는 22일 개최될 현대건설 주총 안건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이 상정돼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오는 16일 개최될 현대제철 주총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이 올라 있다. 이를 두고 그간 자동차 부문으로 제한됐던 정 부회장의 경영폭이 철강부문으로 확대돼 그룹 후계자로서 그룹 장악력 확대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동시에 열리는 대한항공 주총에서도 한진그룹 3세들의 사내이사 등재 여부가 정해진다. 대한항공은 이날 주총을 열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 외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현재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오너 일가를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하는 사례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롯데쇼핑은 주총을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대표이사와 신영자 롯데쇼핑 사내이사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같은 날 SKC와 SK케미칼도 주총을 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다시 선임한다.

16일 열리는 포스코 주총에서는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의 특별공로금 지급건을 처리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포스코에 따르면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 신화'의 주역으로 직원장기근무 명예퇴직금 지급 기준에 따라 유족들에게 특별공로금 40억원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총에서 의안이 승인되면 1개월 이내에 유족들에게 특별공로금이 지급된다.

올해 주총에서는 신규사업을 추가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기업들의 경영의지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토목건축·산업설비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서 삭제하고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과 전지·전자 관련 사업을 추가한다. 현대하이스코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가해 사업 변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삼정전자도 16일 주총에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분할 안건을 최종 승인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LCD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LCD사업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총에서 LCD사업부 분할계획이 승인되면 오는 4월 1일자로 7500억원 규모의 '삼성디스플레이 주식회사(가칭)'가 설립된다.

LG화학도 16일 주총에서 '전구 및 램프의 제조 및 매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관련 사업을 신사업으로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