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최초 상폐위기 갔던 '한화' 없던일로…6일부터 정상화(종합)

2012-02-05 13:50
거래소"경영투명성 개선방안·이행계획서 제출"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국내 10대 기업집단에 속한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가 매매거래 정지를 당했던 초유의 사건은 거래 정상화로 일단락됐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을 인정함에 따라 한화의 주식에 대한 매매거래는 6일부터 정상화된다. 다만 한화가 이를 뒤늦게 공시한 부분은 불성실 공시에 해당한다며 이는 별건으로 심의한다고 밝혔다.

5일 거래소는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장폐지 심사여부 결과 한화의 경영투명성 개선방이 유효성이 있다고 판단해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일부터 주식거래를 가능케 했다.

거래소는 다만 상장적격성은 인정되지만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한 신뢰도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한층 강화된 내부통제 장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거래소는 한화의 횡령·배임 혐의 공시에 따른 제재를 사실상 받지 않게 됐다.

이번 결정은 다른 기업들의 예와 달리 실질심사 대상 여부 판단이 빨랐다. 다른 코스닥 기업의 경우 심사에 2주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거래소 측은 “시장 안전성과 투자자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속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한화는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김승연 회장 등이 한화S&C 주식을 저가매수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당했다고 공시했다. 규모가 899억원으로 한화의 2009년 말 자기자본 대비 3.9%에 해당해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6일부터 한화의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키로 했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주권 거래 정지는 없던 일이 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2일 서부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거액의 손실을 계열사에 떠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9년,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한화는 작년 확인된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 공시에 해당된다”면서 “이는 상장폐지 여부와 별건으로 심의 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기소 사실을 지난해 2월10일 확인했으나 약 1년이 지난 뒤인 지난 3일에야 공시한 바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예고벌점 6점을 통지했고, 만일 5점 이상이면 매매거래정지 1일후 불성실법인으로 지정된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부과 벌점은 변경될 수 있어 한화가 늑장공시에 대해서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1년이나 늦은 한화 측의 공시가 있은 뒤에야 제재에 나선 점에 대해 거래소 측은 “검찰의 기소 사실을 몰랐다”며 “회사 측의 공시 이전에 알았다면 제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