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번엔 폭설로 신음
2012-01-29 14:22
(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일본이 폭설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동일본대지진, 7∼8월 태풍과 폭우에 이은 눈과의 전쟁이다.
29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서·북일본 지역에 지난해 11월부터 306㎝의 눈이 내렸다. 니가타현과 아오모리현 등지에는 지난달 중순부터 거의 매일 눈이 내렸다. 니가타 공항은 폐쇄 직전이다. 폭설은 겨울형 기압 배치 탓에 2월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록적인 폭설 탓에 해당 지역 지자체 중에는 제설비로 책정해 둔 예산을 모두 소진하거나, 눈을 치우지 못하는 곳도 있다.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누적 강설량이 예년 평균인 378㎝를 훌쩍 넘어 27일 현재 453㎝를 기록했다. 시는 제설 예산 20억3000만엔 가운데 이미 90% 이상을 사용했다. 2월 초까지 30억엔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아오모리시는 덤프트럭을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에 모두 동원한 바람에 도로변에 쌓아둔 눈을 교외로 실어나르지 못하고 있다.
아오모리현 히로사키(弘前)시는 28일 저녁 적설량이 90㎝에 이르렀다. 예년(50㎝)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히로사키시는 제설 예산 5억엔을 이미 다 써버려 지난 10일 4억엔을 추가했다. 하지만 현재 남은 돈은 1억엔에 불과하다.
니가타현 도카마치시는 지난해 동일본대지진 다음날 진도 6 지진으로 도로가 갈라지고,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지난해 7월에는 폭우 피해를 봤다. 이번엔 폭설까지 내렸다. 시 담당자는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앞서 자연재해로 입은 피해를 아직 복구하지도 못했다”고 산케이신문에 말했다.
노인들이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다가 숨지는 사건도 속출하고 있다. 일본 소방청은 27일 오후 6시까지 제설 작업 도중에 숨진 이들은 40명 가운데 4분의3이 65세 이상 노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