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비만稅 도입, 물가상승 등 부정적효과 초래”

2012-01-25 14:07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우리나라에 비만세를 도입·부과하는 방안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만율이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 경제에 도입될 경우 저소득층의 식품 구매력 약화, 물가 인상 등의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비만을 바라보는 세계 경제적 시각’에서 비만세 도입보다는 비만을 방지하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비만세는 비만을 유발하는 패스트푸드나 설탕, 지방 함유량이 많은 식품 등에 세금을 매기는 것으로 최근 헝가리, 덴마크, 프랑스 등이 비만세를 도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데이터(올해 1월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신장과 몸무게를 고려해 산출한 체질량 지수(BMI)가 30을 넘는 성인 비율은 3.2%로 89개 조사대상국 중 80위를 차지했다.

소아와 청소년 비만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한국비만학회 자료(지난해 10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소득 상위 25%의 소아와 청소년(2~18세) 비만율은 6.6%에서 5.5%로 감소한 반면 하위 25%는 5%에서 9.11%로 늘었다.

고소득층은 웰빙 음식과 채소,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반면 저소득층은 지방함량이 높은 햄버거나 라면 등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기 때문이다.

이에 재정부는 소아와 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재정부는 비만세를 도입하거나 부과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저소득층의 식품 구매력이 떨어지고 물가상승을 이끌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우리나라는 모든 품목에 동일하게 부가세가 부과되는 만큼 품목별로 차별 과세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재정적자가 심각한 유럽이나 미국처럼 세수확대 수단으로 비만을 논의하기 보다는 비만 방지를 위한 국가 대책과 성별,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