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김병현까지…' 해외파 선수들의 연이은 귀국으로 재밌을 올해 프로야구

2012-01-18 19:04
'이제 김병현까지…' 해외파 선수들의 연이은 귀국으로 재밌을 올해 프로야구

 
▲박찬호가 지난 12월 20일 입단식을 치르며 올해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 = 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2012년 대한민국 프로야구 리그가 뜨겁게 달아오를 조짐이다. 이미 정규시즌 관중 680만9965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관중수를 보였던 프로야구는 올시즌 해외파 선수들의 잇단 영입으로 관심을 갖고 볼 거리가 더 늘게 됐다. '라이언킹' 이승엽, '김별명' 김태균, '코리안특급' 박찬호에 이어 '핵잠수함' 김병현에 이르기까지 실력있는 선수들의 플레이는 어느 때보다 팬들의 시선을 이끌 전망이다.

◆이승엽으로 시작된 귀국 러쉬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많은 일본파 선수들이 한국에 돌아왔다. 타자 김태균-이승엽, 투수 김병현-박찬호 등이 그러하다. 이들의 전성기 시절 수많은 야구팬들은 기대를 갖고 경기를 봐왔다. 대한민국 리그와 비교해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는 리그에서 통하는 실력을 선보였던 이들의 복귀는 많은 사람들을 기대하게 한다.

올겨울 귀국 러쉬의 시발점이 된 이승엽은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을 세웠던 지난 2003년 시즌을 마친 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으며 일본 리그에 진출했고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팔로스를 거치면서 일본서 8시즌을 뛰었다. 그렇지만 2011년 이승엽은 상당히 부진했고 결국 한국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시즌 이승엽은 '15홈런, 타율 2할1리'라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8시즌동안 올린 '159홈런 439타점, 타율 2할5푼7리'의 통산 성적을 봐도 이승엽은 지난시즌 그간 보여온 거포의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승엽의 부진한 성적이 이승엽의 책임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일본리그 공인구의 변화(비거리 줄어들도록 개발된 공으로 교체)는 분명 적지 않은 영향이었다. 더군다나 일본 마운드가 한국에 비해 제구력과 운영 능력이 돋보이는 점은 한국에 분명 '불편한 진실'이며 올해 이승엽은 오랫동안 뛰어오던 '친정팀'에 복귀했다.

그렇기에 상당수 전문가들은 올시즌 이승엽이 과거의 '거포' 명성을 찾을 것으로 본다. '30홈런 돌파'라는 다소 높은 예상치를 제시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이승엽은 작년 12월 4일 가진 복귀 기자회견 자리에서 "은퇴 전까지 400홈런까지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국 리그에서 지난 2003년 시즌까지 통산 '홈런 324개'를 올린 이승엽은 76개의 홈런을 더 쳐내면 자신의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홈런 76개'는 이승엽에게 어려운 수치가 아니다. 이승엽이 한국서 향후 활약할 기간을 '4년'으로 잡아도, 연평균 19개 홈런이면 달성 가능한 무난한 수치다.

한편 이승엽은 '홈런 400개' 전에 홈런으로 주목받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 경신이다. 앞으로 28개의 홈런을 더 날리면 양준혁의 '홈런 351개'를 너머서게 된다.

흔히 야구를 '기록의 스포츠'라고 말한다. 김병현-김태균-박찬호 모두 훌륭한 선수란 점은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가시적인 기록 경신은 분명 이승엽이 돋보인다. 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승엽(왼쪽)이 2011년 12월 5일 삼성 라이온즈와 입단 계약을 마친 후 김인 사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약팀'에 입단한 우수 선수들

최근 몇 년 동안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는 약팀을 꼽으면 어김없이 거론될 정도로 팀 전력이 약했다. 하지만 올해는 돌풍을 기대해 봐도 좋다. 이택근(넥센)과 송신영(한화)을 영입한 점도 결코 작지 않지만, 김병현(넥센)과 김태균-박찬호(한화)의 영입은 구단 전력의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본 리그에서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을 제외하면 모두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넥센과 한화에 입단할 셋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의 지난 시즌은 '용병'으로 해야할 자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악평이 지나치지 않았을 정도다.

더군다나 그들이 각성해서 전성기 성적을 보인다 해도 최근 수년간 넥센과 한화의 성적은 그들의 실력을 받쳐주지 못할 아쉬웠던 상태다. 한화의 '고독한 마운드의 황태자'로 불리는 류현진을 보면 구단의 기반이 개인의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쉽게 느껴진다. 김병현-김태균-박찬호 모두 한국에 돌아와서 빼어나게 활약해도 부진한 개인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다. 김태균은 한국에서 최상의 성적을 보이다 일본으로 너머갔고 박찬호와 김병현은 비록 나이를 많이 먹긴 했지만 아직 한국에서 통할 수 있는 위력적인 투구를 보일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개인 실력은 물론 외국서 쌓은 경륜은 많은 후배에게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찬호(김병현)도 왔는데 올해 잘 해 보자!'라는 식의 각오는 팀의 목표를 높게 설정해 성적을 올리는 촉매가 될 것이다. 해외파 선수의 국내 복귀는 그들의 개인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처럼 많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자료사진) 김병현이 지난 작년 2월 25일 한화 이글스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한화 박정진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당시 김병현의 소속팀인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한화는 연습경기를 치렀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설령 이들의 팀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라 해도…

복귀 해외파 선수 개인 성적은 좋지만 소속 팀의 성적이 나쁠 경우가 온다면 팬들에게 해외파 선수는 또다른 볼거리고 희망이며 기대다. 마치 과거 팀 성적이 꽤 좋지 않던 상황에서 김선우(두산), 봉중근(LG), 송승준(롯데), 채태인(삼성), 서재응, 최희섭(이상 KIA) 등이 한국으로 돌아와 이뤘던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이다. 팀의 성적이 나빠도 그들이 해당 팬에 '희망'을 주는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는 많은 복귀 해외파 선수들이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무려 네 명이 복귀의 의사를 밝혔고 이들은 이제껏 복귀한 선수들에 비해 앞서면 앞섰지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박찬호 Vs 김병현'의 드림매치, '서재응 Vs 김병현'의 선-후배 대결, '김태균 Vs 이범호' 및 '박찬호 Vs 이승엽'을 비롯한 옛 동료 간 대결 등 많은 이야기거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오늘(18일) 전해져온 김병현의 복귀는 프로야구가 더 재미있게 될 도약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넥센에서 어떤 용도로 김병현을 활용할 지는 모르지만, 부상당하거나 다른 팀에 트레이드되며 김병현이 더이상 넥센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 한 올해 넥센은 도약기를 맞을 것임에 틀림없다. 다른 팀 대비 팬 층과 선수단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넥센의 발전은 프로야구 리그에 긍정 효과를 부를 것임에 틀림없다.

김병현의 국내 복귀는 대한민국 프로야구에 벌써부터 다양한 긍정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