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정유업계 결산〉‘수난의 해’ 되돌아보니

2011-12-29 23:36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2011년에 정유업계는 난관이 많았다. 담합 과징금, 기름값 할인 등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고유가로 인해 정부로부터 극심한 기름값 인하 압박이 지속됐다. 29일 알뜰주유소 1호점이 오픈한 지금도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월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정유4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주유소 원적지 관리 담합 판정을 받고, 총 4348억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이에 앞서 4월에는 기름값 리터당 100원 할인도 실시했다. 이후 3개월간 지속된 가격할인으로 약 7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내수는 악화됐지만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지진 여파로 정유업계는 대일 수출물량이 늘어났다.

여기에 고도화 증설 효과도 봤다. GS칼텍스는 작년 말부터 제3 고도화설비를 가동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경유와 등유 수출이 각 20%, 34%씩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도 올 초 제2 고도화설비를 가동해 2분기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62.3% 증가했다.

이에 더해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신사업도 호황을 보이며, 정유업계 전체 수출액이 지난 10월 이미 사상최대치인 76조원을 돌파했다.

조직개편도 성공적이었다. 올해 사업별로 분사한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의 경우 2, 3분기 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다. 내년에는 GS가 GS에너지를 출범하며 사업별 책임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알뜰주유소가 출범하면서 정유업계는 내년에도 기름값 논쟁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알뜰주유소를 반대하고 있는 주유소와 대리점 등 소매업계는 정유사가 알뜰주유소에 싼값의 기름을 공급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당장 알뜰주유소 1호점이 내걸 가격을 벼르는 중이다. 향후 가격 인하폭이 지나칠 경우 '염가판매' 논란 등 마찰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알뜰주유소가 늘어나 석유시장에서 석유공사의 입지가 커지는 것도 정유업계에는 부정적인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