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경제 5대 리스크는?

2011-12-29 10:54

(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유럽재정 위기의 여파로 세계경제의 장기적인 성장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내년에는 세계 각국의 정치·사회·경제적인 환경변화가 많아 세계경제에 불안을 더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후계세습체계가 불안해지거나 핵개발 의혹으로 제재조치를 받고 있는 이란 등 중동정세 악화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프랑스, 중국, 미국 등 세계 주요국들의 대형 선거가 내년에 집중되면서 정치적 불안요인이 가중될수도 있다.
 
 ◇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로시장의 구매력 둔화에도 중국의 제12차 5개년계획 등 각국의 내수활성화정책에 힘입어 아태지역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이 내년에 9%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5개국에 대해서는 7.5%의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역시 아시아 개도국들이 내년 7.5%의 평균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영향력이 커질수록 관련 리스크도 커지게 마련이다. 특히 미국을 제치고 세계경제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리스크는 내년 세계경제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의 사회안정망 미비와 함께 지방정부부채와 비은행권대출의 부실가능성, 부동산 버블의 붕괴 등이 중국경제의 주요위험요소로 부각되면서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북한·중동의 정치리스크= 북한과 중동의 정치리스크는 현재로서는 븍랙스완(Black Swan)으로 평가받는 리스크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생가능성은 적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괴력을 지닌 리스크다.
 
 북한의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아들인 김정은이 후계를 세습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제난에 따른 민심이반, 권력계층의 동요 등으로 후계세습체계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만약 북한 체제가 불안정해질 경우 한반도 정세는 물론 세계경제에 미치는 잠재영향력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미국이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런에 대해 제재조치에 들어가면서 중동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세계각국의 기업은 미국금융회사와 거래를 금지하는 미국의 제재조치는 내년 7월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단기적인 유가인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이란제재조치에 따라 중동정세가 악화될 경우 국제유가의 변동폭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란은 세계 원유생산량의 5.2%,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생산량의 11.2%를 담당하고 있다. 제재가 본격화되면 유가상승은 불가피하다.
 
 ◇ 유로존 재정위기의 심화= 유로존 위기는 올 하반기 이후 스페인,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프랑스 등 유로존의 중심부와 서유럽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유로존 차원에서 재정위기 확산 방지를 위해 포괄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시장불안을 해소하는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지난 7월과 10월 유로존 정상회의에 이어 12월 9일 EU정상회의에서 신재정협약와 IMF 2000억 유로 자금제공 등이 제안됐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2조 유로 대의 추정자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는 이탈리아 등 위기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집중되는 내년 상반기다. 위기 확산시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매입 등 보다 강력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 보호무역주의 확대= 주요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국가부도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침체를 겪고 있는 각국이 자국의 경제안정을 위해 수출입과 개방경제보다는 보호무역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은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미국과 일본은 저성상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들 시장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도 수출둔화와 함께 재정수입 감소가 불가피하다.

 선진국과 신흥국간의 환율갈등 및 글로벌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국의 높은 실업률과 그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긴축재정 등이 보호무역조치로 이어지면 세계경제가 전체적인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 정권교체의 시기, 국제공조의 약화= 내년에 상당수 국가들이 대선과 총선을 치른다는 점도 세계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적용할 전망이다.
 
 2월에 그리스가 총선을 치르고, 3월과 4월에는 러시아와 프랑스가 각각 대통령선거를 치르고, 10월에는 중국공산당이 전국대표대회를 연다. 또 11월에는 미국이 대선을 치르고, 우리나라도 12월에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선거정국에 치중하다보면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여력은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리더십이 모두 교체될 경우 위안화절상 등에 대한 양국간 대립각이 심화될수도 있다. 또 독일과 함께 유럽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프랑스의 정권교체 여부도 유로문제 해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민주화 바람으로 장기 독재정권을 종식시킨 이집크와 리비아, 예멘 등도 과도정부 아래 내년에 총선과 대선을 치를 예정이어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정세 변화에 따른 국제 원자제가격도 요동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