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뺏벌마을, 합의점 못 찾은 종중-대책위..종중 강제경매 경고

2011-12-22 17:26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경기도 의정부시 뺏뻘마을의 이주대책을 놓고 전주이씨 종중과 뺏벌 이주대책위 사이의 갈등이 종극으로 치닫고 있다.

전주이씨 종중은 대책위에게 청구한 토지 임대료 납부와 관련해 더이상 진전이 없을 경우 강제경매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강제경매 절차가 진행될 경우 뺏벌마을 50여 세대가 마을을 떠나야 한다.

종중은 이날 의정부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종중은 “지난 5월 타협을 통해 50% 삭감된 토지임대료를 올해 연말까지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강제경매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이 기간동안 타협한 토지임대료를 납부하면 절차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종중은 “대책위가 종중이 마치 법원 판결을 근거로 의도적으로 건물을 철거하고,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려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대책위가 선량한 주민들을 선동해 중중 재산을 강탈하려는 저의가 숨어 있는 것으로, 중중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종중은 “주민들과의 갈등은 그린벨트 해제와 종합부동산세 부과에 있다”며 “조세당국이 뺏벌의 특수상황을 고려해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해 준다면 토지 임대료도 대폭 삭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종중은 “종중에 대한 호도를 계속할 경우 진행 중인 강제경매 절차를 취하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할 것”이라며 “종중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중재산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이날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파행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뺏벌마을은 2003년 3월 한 지번이었던 전주이씨 종중 묘역과 130여 채의 집들이 두 지번으로 분할되면서 땅의 공시지가가 오르며 종중과 주민들 사이에 분쟁이 시작됐다.

이후 종중이 2007년 주민들을 상대로 한 명도철거소송에서 ‘2018년까지 계약이 유효하고 이후 자진 철거한다’는 내용으로 강제조정이 이뤄졌다.

이어 종중은 2009년 5월 명도철거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올해 2월 말 강제철거 집행을 통보했고, 종중도 강제경매 집행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결국 8년여를 끌어오고 의정부시청까지 나서 양측 대표를 만나 중재를 했지만, 갈등은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도 전주이씨 종중이 올해 연말까지 토지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강제경매 집행에 들어가겠다고 밝히자,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종중과 대책위 사이에 감정적으로 대립하고 있어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종중이 연말까지 토지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강제경매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까지 양측의 중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