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중국, 국가 아닌 당차원에서 조문할 듯

2011-12-20 14:56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외국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중국은 조문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외국의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개인이나 정당 차원의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는 하지 않았다"며 "북중관계는 조선노동당과 중국공산당간의 교류를 기초로 하고 있는 만큼 중국공산당 차원의 조문단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정일 장의위원회는 19일 공보를 통해 김 위원장의 영결식이 오는 28일 평양에서 진행되며 조문객은 20일부터 8일간 맞지만 외국 조문단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일단 외견상 중국으로서도 조문단 파견을 서두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19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무원 이름으로 북한에 조전을 보내면서도 조문단 파견은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중간의 역사적인 특수관계와 최근 더욱 밀접해진 교류를 감안한다면 대규모 조문단이 파견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7일 북한으로 귀국했던 지재룡 주중북한대사가 20일 중국으로 돌아온 것도 중국의 조문단 파견과 관련한 물밑작업을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19일 교도통신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조문단을 이끌고 방북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중국은 19일 북한측에 전달한 조전을 통해 김정은 지도체제를 사실상 인정했다. 따라서 중국의 조문단 파견이 이뤄진다면 중국이 공식적으로 김정은 지도체제와 ‘대면’하고 지지를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문단 파견이 성사된다면 대표단 단장으로는 교도통신이 보도한 대로 후진타오 주석일 수도 있겠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유력해 보인다. 김정은이 현실권력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미래 카운터파트 격인 시진핑이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진핑 부주석은 20일부터 22일까지 베트남을, 22일부터 24일까지 태국을 방문하고 베이징에 돌아온다.

중국의 조문단이 파견돼 조문을 한다면 이와 관련된 영상이나 사진들은 중국의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북한 내부사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며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