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국민감정 충돌 위험수위

2011-12-15 08:55
중국대사관 얖 규탄 시위·한국대사관 쇠구술 피격<br/>정부, 중국 정부에 우리 청사 보호 요청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한·중 양국 국민의 감정이 심상치 않다.

중국 불법조업 선원이 우리 해경 살해사건이 일어난지 이틀째 되는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소재 한국대사관에 공기총 공격으로 추정되는 쇠구슬이 날아들어 중국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외부에서 날아든 쇠구슬로 대사관 내부 경제동(棟)의 대형 방탄 유리창이 파괴된 것을 대사관 행정직원들에 의해 점심시간 직후 최초 발견됐다. 사건 발생시간은 현지시간 정오 12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 쯤으로 추정했다.<관련 기사 6·21면>

사건 직후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공안국이 출동해 진상조사를 벌였으며 현장에서 쇠구슬을 거둬 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당시 총기의 격발음이 들리지 않았고 쇠구슬의 형태로 볼 때 공기총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상부는 14일 중국 정부에 우리 청사 보호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현지 공관을 통해 중국 외교부 등에 보낸 외교공한(구상서)을 통해 이같이 요구한 뒤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와 그에 따른 조치도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어떤 이유가 됐든 대사관이 피격을 당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중국 정부도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민간인의 총기 보유는 불법이지만 수렵용 공기총은 허가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문제의 쇠구슬이 사람을 겨냥했으면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일단 깨진 유리창의 상태를 면밀하게 조사해 어느 방향에서 문제의 쇠구슬이 날아들었는지와 누가, 어떤 목적으로 피격했는지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중국에서 공기총 사건이 있었던 시간 서울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도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이 규탄 집회를 벌였다. 이 같은 집회는 14일에도 이어졌다.

보수단체 한국자유총연맹은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해양경찰을 살해한 중국 어선 선장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13일 열린 집회 과정에서 중국 국기를 불태우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달걀을 대사관에 던지는 등의 과잉행동이 빚어지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승용차 한 대가 주한 중국대사관으로 돌진하려다 가로막고 있던 경찰 버스의 측면을 들이받기도 했다

이런 각국 국민들의 도발 사건은 지난 12일 서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의 선장이 한국 해양경찰관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중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감정이 악화하는 가운데 발생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내의 중국 규탄 분위기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국에 전해지면서 이에 격분한 중국인이 공기총을 이용해 주중 한국대사관을 공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