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11억불 크루즈선 본계약 장기표류
2011-12-13 19:09
삼성중공업이 유토피아와 본계약 체결시 건조하게 될 아파트형 크루즈선의 이미지. (삼성중공업 제공) |
(아주경제 이대준 기자) 삼성중공업이 단독 입찰대상자로 선정된 11억 달러 규모 크루즈선 본계약 체결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첫 초대형 크루즈선 시장 진입이 2년 이상 표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관련 파이낸싱이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애초 크루즈 선사 가운데 생소했던 미국 유토피아사가 무리하게 발주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삼성중공업·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측 크루즈선 본계약은 내년에도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본계약 예상시점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미뤄졌다. 자칫 유토피아가 계획 자체를 백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삼성중공업은 2009년 11월 유토피아가 발주했던 아파트형 크루즈선 단독 입찰자로 선정됐다. 애초 계획은 2010년 상반기에 본계약을 체결한 뒤 2013년에 인도하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객실분양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이번 크루즈선 발주는 경기침체 여파로 분양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인 크루즈선 객실면적은 23㎡(7평) 규모다. 이에 비해 최고급 아파트형 크루즈선은 호텔형 객실 204실과 최소 132㎡(40평)에서 최대 594㎡(180평)에 이르는 아파트형 객실 200실로 구성된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객실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본계약을 서두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건조가 시작되면 공정별로 선가가 지급되는데, 후반부에 납입금이 미납되면 삼성중공업만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는 것이다. 인도 연기나 취소라는 악재도 만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생소했던 회사인 유토피아 측 퍼포먼스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껏 초대형 크루즈선 시장 진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경쟁사인 STX는 아커야즈(현 STX유럽)를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이미 진입했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앞서 9월 "선주 측이 (본계약을) 더 늦춰달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