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자동차 제작결함과 관련한 소비자와 완성자동차업체간 크고 작은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방법이 법률로 규정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의 억울한 피해 구제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12일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에 따르면 2010년 한국소비자보호원 자동차 품목에 접수된 품질, 성능 및 A/S와 관련한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총 931건이다.

이중 최종적으로 교환·환불이 이뤄진 것은 58건(6.2%)으로, 실제 구제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리콜을 실시한 후에도 동일한 결함이 반복되면 자동차를 교환하거나 환불하도록 하는 기준은 현재도 마련돼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자동차의 교환 및 구입가 환불이 가능한 것은 ▲차량인도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주행 및 안전 등과 관련한 중대한 결함이 2회 이상 발생 ▲차령 12개월이내 주행 및 안전 등과 관련한 중대한 결함이 발생, 동일하자에 대해 3회까지 수리했으나 재발 또는 수리기간이 누계 30일(작업일수 기준)을 초과한 경우다.

그러나 이 기준은 강제사항이 아닌 권고에 그치고 있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환 등의 보상을 받기 위해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일부 국회의원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관련법 개정은 먼저 시급한 항목인 안전 분야에서부터 우선 추진될 전망이다.

안전과 관련된 결함 중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동 꺼짐’ 현상이다. 자동차 주행 중 시동이 꺼지게 되면 핸들과 브레이크 작동이 불가능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실 관계자도 “주안점으로 두고 있는 리콜 사례가 시동 꺼짐 현상”이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지엠 윈스톰, 윈스톰맥스, 토스카, 라세티, 라세티프리미어, 기아자동차 모닝(휘발유, LPG 겸용) 등은 연료공급호스 불량 또는 연료탱크 결함 등으로 리콜을 실시 중이다.

하지만 자동차 교환이나 환불에 대한 법안의 실제 시행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중대한 결함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세부 기준 마련이 논쟁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를 막자는 취지는 좋지만, 문제는 중대한 결함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이다”며 “시동 꺼짐에 대해서도 소비자와 업체가 주장하는 부분이 다 달라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자는 건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업계 반발과 세부 기준 등으로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민-사 문제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개정안은 정부발의가 아닌 의원발의로, 국토부는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이라며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선 여론 수렴이나 관계기관 협의, 적용 범위 설정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