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파문 케인 후보, 선거운동 중단

2011-12-04 10:53

(아주경제 전재욱기자) 성추문 파문에 휩싸인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허먼 케인 전 ‘갓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간)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케인은 이날 오후 고향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거대책본부를 방문, “오늘부터 선거 캠페인을 잠정 중단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할지 밝힐 것”이라고 연설했다.

성추문 의혹과 관련해 케인은 “그것은 내 아내와 가족, 그리고 나 자신과 미국인들에게 상처를 줬다”며 “살아오는 동안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공화당 안팎에서는 케인이 조만간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 지지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도 흘러나온다.

공화당의 한 유력 대의원은 “케인 캠프 내에서 다음주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선거운동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지난 10월30일 케인이 미국요식업협회장 시절 협회 여직원들에게 외설적 언행을 해 피해 합의금을 물었다고 보도한 지 한 달여 만에 케인은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그는 폴리티코 보도 뒤 성희롱 피해자가 잇따라 등장하고 협회에 일자리를 구하려다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까지 등장하면서 위기 처했다.

케인은 성추문은 경쟁후보들이 꾸민 음모라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애틀랜타의 업계 지인인 진저 화이트가 케인과 무려 13년간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고 폭로해 정치적 치명타를 입었다.

케인은 코카콜라 회장 운전기사의 아들로 태어나 보수적 백인 중심인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대선주자로까지 성장한 미담을 비롯하여 직설적인 화법과 과감한 경제 정책으로 보수층 표심을 사로잡았다.

레이스 중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를 따돌리고 지지율 선두로 올라서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성희롱 의혹이 돌출하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케인이 성추문의 덫에 걸려 사실상 낙마 수순을 밟으면서 미국 언론이 피부색깔에 따라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잇단 불륜 파문에도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논란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깅리치는 암 투병 중인 부인 몰래 불륜을 저질러 이혼을 당했고 하원의장 시절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공격에 앞장서면서 뒤로는 자신의 비서와 혼외정사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