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발생한 농협 전산장애…고객들 '분통'
2011-12-02 12:02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농협에서 올 들어 세번째로 전산사고가 발생하자 고객들이 불만섞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농협은 새벽녘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 일부 체크카드 서비스 등이 여전히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병 농협 회장에 대한 비난여론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2일 농협에 따르면 00시 42분부터 3시 54분까지 약 3시간 가량 인터넷 뱅킹, 자동화기기(ATM), 체크카드 등의 거래가 중단됐다.
당시 인터넷 뱅킹에 접속한 일부 고객의 계좌가 ‘인터넷 미등록 계좌’로 처리됐다. 이로 인해 거래를 하지 못한 계좌 수만 2만5539좌다.
농협은 장애 원인에 대해 “이날 온라인 개시작업 중 발생한 ‘계좌번호 정당성 체크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것”이라며 4시경 모두 복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체크카드 등 일부 서비스 거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
농협이 주거래은행이라는 한 시민은 “올해 자꾸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불안해서 못살겠다”며 “정보 유출이라도 된 건 아닌지 걱정되서 은행을 옮겨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이번에도 북한 소행이라고 할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농협 관계자는 “오전에 다소 불안정한 부분이 있었으나 정상화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번 전산 장애는 해킹과 무관하고 정확한 오류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지난 4월 중계서버 장애로 인해 인터넷뱅킹과 ATM, 각종 카드 서비스 등 대규모 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한 달여를 끈 이 사건은 북한의 해킹이 원인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5월에도 농협은 일시적인 업무 폭주로 인해 약 4시간 가량 전산장애 사고를 겪었다.
농협은 4월 전산사고 이후 2015년까지 5100억원을 들여 최고의 보안시스템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농협은 IT부문의 전문 컨설팅과 시스템 운영 전략 수립 등을 내걸며 보안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에서 전산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3000만명에 이르는 고객들에게서 농협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최근 재선에 성공한 최원병 농협 회장은 4월 전산망 마비 사태 당시 책임 논란이 불거진 바 있으나, 전무이사의 사퇴 외에 별다른 징계는 없었다.
고객들은 “최 회장이 이번에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