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교 국제포럼 개최, 자칭린 참석

2011-10-24 16:20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종교에는 될 수 있으면 거리를 두는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도교 관련 국제포럼을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정부는 23일 후난(湖南省) 난위에에서 고위급 국제 도교 포럼을 개최했고, 여기에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포함한 고위층이 대거 참석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도교 국제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자 주석은 자국을 포함해 미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 온 도교 관계자 500여명 앞에서 연설을 통해 도교를 통해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을 찾자고 역설했다. 아울러 “도교는 중국인의 전통적 문화이자 인류 문화유산의 중요한 가치”라고도 했다.

두칭린(杜靑林) 공산당 통일전선부장 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도 이 포럼에 참석해 “도교가 인류의 지적 활동을 풍부하게 했다”고 칭찬하고 나섰다. 후이량위(回良玉) 국무원 부총리도 포럼 개막에 앞서 도교의 본산인 중국이 교류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종교행사가 좀처럼 두드러지지 않는 중국에서 수뇌부를 포함해 고위층이 이처럼 관련 행사에 대거 참석했다는 데 관심이 쏠렸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가 지난 18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7기6중전회)를 계기로 ‘기획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기 6중전회에서 문화개혁이 화두로 올랐던 것을 계기로 중국 당국이 종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려는 의지를 비치고 있고, 여러 종교 가운데 도교가 첫 관심 대상으로 올랐다는 얘기도 있다.

도교는 노장사상(老莊思想)으로도 불리며 유교, 불교와 더불어 동양의 3대 사상으로 통한다. 자연법칙을 이해하고 인위(人爲)를 벗어난 무위자연 생활을 주장하는 게 핵심이다.

중국에서는 이른바 문화혁명(1966∼1976년) 시기에 도교 문화가 파괴되기도 했으나 1970년대 후반에 다시 복원돼 현재 중국 전역에 5천여 곳의 도교사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