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움직이는 '은밀한 거래' 폭로

2011-10-16 18:30
그림자시장…에릭J.와이너 지음 / 김정수 옮김 / 랜덤하우스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위험과 함께 기회도 생겨났다. 그 두 가지를 무시하면 우리는 시민으로서, 노동자로서, 투자자로서 심한 고통을 당할지도 모른다. 우리 자녀들은 더 심한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역사는 미국이 20, 30년 안에 빚 투성이에 실업이 만연한 허약한 이류 국가가 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움을 무릅쓰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그 변화들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미래의 경제적 파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 등에서 오랫동안 국제경제 분야를 분석해 온 저자 에릭 J. 와이너는 책 '그림자시장'을 통해 은밀한 금융 거래와 국제 정치 권력의 숨은 원리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저자는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화란 미국과 유럽 중심이던 세계경제 주도 세력이 교체되어 가는 과정인데, 그 과정을 이끄는 중심에는 ‘그림자시장’이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돈줄’을 쥐고 있는 UAE와 같은 나라들을 ‘그림자시장’의 일원이라는 것. 저자는 “권력은 이미 이들에게 넘어갔다”고 말한다. 그림자시장은 물리적 실체가 없다. 중국과 중동의 산유국, 노르웨이와 싱가포르 등 세계적 부국들과 이들 나라가 보유한 국부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의 ‘보이지 않는 연계’를 지칭한다.

저자는 특히 불안의 대상으로 중국을 지적하며, 중국이 어떻게 재정적인 영향력을 이용하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나라와의 관계에 교묘하면서도 확고하게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살펴보고, 중국의 인권 탄압 사실이 외교적으로 은폐되어왔음을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마약중독자와 마약상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미국은 중국의 현금에 중독됐다며 “미국에 투자한 나라들이 미국을 지배한다. 그들은 사실상 미국 주식회사의 주주”라고 폭로한다. 404쪽.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