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다음달 QE3 카드 꺼낼까
2011-08-28 16:47
QE3 시행 여부 불투명…허리케인·고용지표·유럽 신용위기 등 불확실성 고조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의장이 추가 부양기조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3차 양적완화(QE3)' 시행 여부를 두고 전망이 엇갈려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동북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과 이번주 나올 미국의 고용지표, 유럽 은행권 신용경색 우려 등도 시장에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버냉키 "추가부양대책 9월 논의"…QE3 시행 여부 촉각
버냉키는 지난 주말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연례회동 연설에서 예상대로 QE3을 비롯한 추가 부양책에 대해 함구했다. 다만 그는 아직 연준이 쓸 수 있는 경기부양 대책이 남아 있다며, 다음달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부양대책에 QE3가 포함될지 여부를 두고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주 CNBC에 나와 "미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데, 연준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옵션 중 하나가 양적완화"라며 "버냉키 의장의 잭슨홀 연설과 무관하게 연말이면 양적완화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QE3 가능성이 더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가정책분석센터(NCPA)의 로버트 멕티어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이사는 CNBC에서 "버냉키가 이번 연설에서 연준이 QE3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연준 내 매파들의 반발도 거세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CNBC와의 회견에서 "연준은 미 경제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라며 "추가 양적완화는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일정이 아닌 경제 상황에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리케인·고용지표·유럽 은행위기 등 불확실성 산적
이런 가운데 최근 미 동부해안에 상륙한 허리케인 '아이린'과 이번 주말 나올 미국의 8월 고용지표도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제기한 유럽 은행권의 신용경색 우려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과 뉴욕 등 미 동북부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아이린은 세력을 확대하며 28일(현지시간) 새벽 뉴욕을 강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아이린에 따른 피해액이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블로그를 운영하는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는 최악의 경우 아이린으로 인한 피해액이 뉴욕시 한해 예산의 절반인 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일단 29일 개장할 방침이지만, 아이린은 이번주 초 증시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2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동향도 관심사지만, 전망은 어둡다. 블룸버그는 8월 신규 일자리가 6만7000개로 전월(11만7000명)보다 40% 이상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도 9.1%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음달 초 새 경제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유럽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라가르드 총재는 27일 "최근 전개되는 상황으로 볼 때 세계 경제는 위험한 새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유럽 은행권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는 만큼 신속하게 자본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